[내각제 찬반논의]여야없는 「입지싸움」

입력 1997-03-26 20:34수정 2009-09-27 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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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채청 기자] 내각제에 대한 찬반논의가 여야간 대립양상에서 정치권 전체의 「난전(亂戰)」 양상으로 변하고 있다. 그동안 한 목소리로 내각제에 반대해오던 여권에서 백가쟁명(百家爭鳴)식 개헌논의가 고개를 들자 야권 공조기류에도 미묘한 변화를 가져오는 느낌이다. 내각제에 대한 정치권 인사들의 입장은 절대찬성론자인 자민련의 金鍾泌(김종필)총재로부터 절대불가론자인 신한국당의 李會昌(이회창)대표에 이르기까지 스펙트럼이 다양하다. 이는 말할 것도 없이 각자 정치적 입지가 다른데 기인한다. 내각제론자들은 표면적으로 대통령제의 권력집중에 따른 폐해를 시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연말 대선에서 독자적인 집권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판단, 권력분점을 제도화함으로써 차기정권에서 정치적 입지를 극대화하겠다는 여러 정치세력들의 의도가 깔려 있다. 특히 여권의 경우엔 「이회창대세론」에 위기감을 느낀 제세력의 자구책 성격과 함께 「金泳三(김영삼)정권」과 신한국당의 장래에 대한 불안감도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양상이 엿보인다. 신한국당내에서 권력분산론을 처음 촉발시킨 李漢東(이한동) 李洪九(이홍구)고문의 주장은 아직 개헌론으로까지 진전되지 않은 상태다. 어법은 다소 다르지만 이들은 「내각제적 권력운용」을 제안하는 수준에서 멈췄다. 그러나 이들의 주장도 궁극적으로는 내각제 개헌을 의미하는 것이다. 다만 현실적으로 대선 이전에 개헌을 하기 힘들기 때문에 사전에 합종연횡식 연대세력을 구축하되 조건과 역할분담을 보다 확실히 담보하고, 집권후에는 내각제 개헌을 실현시킬 수 있다는 주장으로 해석될 수 있다. 외형상으로만 본다면 이들의 주장은 金大中(김대중)총재의 생각과 닮은 점이 적지 않다. 민주계 사람들의 생각은 상당히 엇갈린다. 민주계 인사중 처음으로 내각제 개헌론을 적극 주장한 金守漢(김수한)국회의장은 26일 당무회의 발언을 통해 강력히 내각제 반대론을 편 金德龍(김덕룡)의원의 주장에 대해 『김의원의 입장이 민주계 전체의 얘기가 될 수는 없다』고 못박았다. 김의장은 한걸음 더 나아가 『민주계 사람들이 내각제 개헌에 결사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민주계 원로인 김의장의 발언은 계파 중진들과의 충분한 교감과정을 거쳐 나왔을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이미 상당수 민주계 인사들의 생각이 내각제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이 또한 위기에 처한 민주계의 활로모색 성격을 띤 것으로 볼 수 있다. 지금은 뇌졸중으로 쓰러졌지만 崔炯佑(최형우)고문도 이미 작년말부터 이한동 金潤煥(김윤환)고문 등과 여러차례 만나 내각제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고문의 「대권―당권 분리론」도 내각제를 염두에 둔 것임에 틀림없다. 이대표가 여권내 내각제 반대론의 선두에 선 이유는 당내 대선주자들의 지원, 즉 당의 단합이라는 전제도 있지만 「독자적 집권」에 대한 자신감 때문이다. 朴燦鍾(박찬종)고문의 경우는 현재 원외라는 점보다는 자신은 「직선제용」이라는 생각 외에도 이대표와 마찬가지로 독자집권이 가능하다는 믿음아래 내각제를 강력히 반대하는 듯하다. 어정쩡한 것은 김대중총재의 입장이다. 김총재는 여권이 내각제로 돌아설 경우 자신의 입지가 어려워진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확실치도 않은 가상상황을 전제로 내각제에 대한 찬반의사를 분명히 할 수도 없는 게 김총재의 입장이다. ▼개헌절차 어떻게 되나 헌법개정안은 대통령이나 국회 재적의원 과반수(1백50명이상)의 발의로 제안할 수 있다. 제안된 헌법개정안은 대통령이 20일 이상 공고해야 한다. 국회는 개정안을 공고한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의결해야 하며 의결은 재적의원 3분의2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국회에서 의결된 헌법개정안은 30일 이내에 국민투표에 부쳐 국회의원 선거권자 과반수의 투표와 투표자 과반수 이상의 찬성을 얻어 확정된다. 국민투표를 통과해 확정된 개헌안은 대통령이 즉시 공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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