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중수부장 경질 검찰반응]政-檢 이상기류

입력 1997-03-21 20:10수정 2009-09-27 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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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숭숭한 검찰
법무부가 한보특혜대출비리사건 수사책임자인 崔炳國(최병국)대검중수부장을 21일 전격 교체한 것은 이번 수사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을 씻기 위한 「고육책」으로 볼 수 있다. 수사가 진행중인 사건의 수사책임자를 전격 교체한 것은 검찰사상 전례가 없는 일로 사실상 이번 사건의 전면재수사를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비슷한 선례가 있다면 지난87년 朴鍾哲(박종철)군고문치사사건당시 서울지검에서수사를 하다가 대검중수부로 수사팀을 교체한일이있을 뿐이다. 법무부는 이날 오후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중수부장 교체이유에 대해 『대검중수부가 어려운 여건하에서도 단시일내에 상당한 수사성과를 올렸으나 수사외적인 요인에 의해 제기된 불필요한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나 법무부의 일방적인 결정에 의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 법무부의 공식 입장이다. 金起秀(김기수)검찰총장도 『이번주초부터 중수부장 교체문제를 심각하게 고려하기 시작했다』며 『법무장관과 청와대민정수석이 이 문제를 여러 차례 깊이있게 상의했다』고 밝혀 이를 뒷받침했다. 김총장은 또 『한보사건 수사가 검찰 내부적인 평가로는 상당한 성과를 거뒀는데도 국민들을 납득시키는데 실패했다』며 『중수부장 교체는 그러한 문제에 대한 검찰 나름대로의 대안을 내놓은 것이지 분명코 문책성은 아니다』고 말했다. 또다른 검찰간부는 『최중수부장이 특수수사 경험이 전혀 없는 공안통으로 이번 사건 수사지휘과정에서 문제점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대형사건수사에 있어서는 수사도 중요하지만 수사결과를 놓고 국민들을 충분히 납득시키는 문제 역시 매우 중요한데도 최중수부장이 이 점에 있어서 한계를 드러냈다는 것. 더욱이 법무부와 검찰수뇌부 사이에서는 코앞에 닥쳐 있는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의 차남 賢哲(현철)씨 수사라는 초유의 사건을 처리하기에는 최중수부장으로서는 역부족이라는 최종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여러가지 점 때문에 『검찰이 한보수사 실패를 스스로 인정하는 셈이 되는 것 아니냐』는 일부 반대의견에도 불구하고 교체를 강행했다는 것이 검찰내부의 분석이다. 새로운 중수부장에 서울 출신의 전형적인 특수수사통인 沈在淪(심재륜)인천지검장을 임명한 것도 「현철씨 수사」라는 검찰의 사활이 걸린 과제를 정면돌파하겠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특히 현철씨의 비리의혹중 독일 SMS사로부터 2천억원의 리베이트를 받았다는 설과 같은 엄청난 사안을 파헤치기에는 PK(부산 경남)출신의 최중수부장으로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도 작용했다는 것이다. 한편이날 오전부터 청와대와여권에서 수사팀교체설이공공연하게 제기되자검찰분위기는 침울하다 못해흥분되기까지 했다. 일부 평검사들은 『검찰을 도대체 어떻게 하겠다는 거냐. 정부 여당내에서 조차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검찰을 흔들고 있는 세력을 더 이상 가만둘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검찰이 갖고 있는 모든 존안자료(고위공직자나 정치인들에 대한 비리정보자료를 의미)를 공개해야 한다며 분개하는 검사도 있었다. 이들은 수사팀을 교체할 경우 『검찰이 수사를 잘못한 것도 없는데 잘못을 인정한 것처럼 보이고 교체된수사팀이 뭔가 성과물을내놓아야 하는데 그것도기대하기 어렵다』면서 『새 수사팀도 결국은 의혹을해소하는데는 실패할 것이뻔하다』고 주장했다. 이때문에 검찰 내부의 분위기와 관계없이 정치논리와 여론에 밀려 수사팀교체와 재수사라는 결론을 내린 검찰 수뇌부에 대한 일선 검사들의 반발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최영훈·김정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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