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 당진제철소 건설비 5兆중 2兆 빼돌렸다』

  • 입력 1997년 3월 21일 08시 15분


한보그룹이 당진제철소 건설비용으로 조달한 자금 5조원 가운데 외부로 빼돌린 자금이 2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보철강의 전 간부가 밝혔다.

한보철강의 핵심임원을 지낸 그는 20일 본사와의 전화통화에서 『당진제철소 건설비에 투자된 금액은 장부상 5조원이지만 실제로 들어간 비용은 3조원 정도에 불과했다』며 『담당부서에서도 부도직전까지 대략 2조원 정도가 유출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당진제철소에 실제로 들어간 자금규모는 기획팀은 물론 재정본부 당진제철소도 정확히 모른다』며 『다만 당시 자금흐름을 고려해 볼때 2조원정도의 행방이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鄭泰守(정태수)총회장이 자금조달과 지출을 직접 관리해 정총회장만이 2조원의 행방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보철강의 한 간부는 『안정준 전 당진제철소장이 정총회장에게 코렉스설비비가 3천억원이상 과다계상됐다는 보고를 했었다』며 『당시 정총회장은 안소장에게 「자금관계는 관심을 갖지 말라」며 역정을 냈다』고 말했다.

한보그룹은 당초 당진제철소 총사업비를 2조7천억원으로 잡았으나 △시설추가 △이자비용 증가 △인건비 상승 등의 이유로 5조7천억원으로 두배이상 늘려잡았다.

이 과정에서 2조원대에 달하는 자금이 빠져나가 일부는 지난 94년부터 시작된 13개 계열사 인수에 쓰이고 나머지는 로비자금으로 흘러갔거나 은닉됐을 것이라고 한보 관계자들은 분석했다.

〈임규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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