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경제팀 「경제운용방향」]긴축 통한 『새판짜기』

입력 1997-03-20 20:09수정 2009-09-27 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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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회평기자] 姜慶植(강경식)경제팀이 20일 내놓은 경제정책운용방향의 키워드는 「구조조정」과 「긴축」이다. 시장경제논리에 맞게 경제체질을 완전히 바꾸고 심각한 경상수지적자를 줄이기 위해 재정지출을 바짝 죄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단기부양책을 쓰지않겠다는 선에서 한발 더 나가 이미 짠 정부예산까지 1조원을 더 줄이겠다는 처방도 내놓았다. 내핍의 강도가 예상보다 강한 느낌이다. 이를 위해 5%대 저성장을 감수하고 물가도 장기적으로 3%대로 낮추도록 물가구조를 개편하겠다는 긴축의지를 보였다. 정부는 성장률을 1% 줄이면 경상적자가 25억달러정도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마치 지난 70년대말과 80년대초 경제안정화시책을 주도했던 강부총리가 5공화국식의 경제정책을 부활시킨 듯한 정책구도다. 이같은 구도아래 새경제팀은 △한보 삼미부도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해소 △임금안정과 고용불안해소 △규제개혁과 경쟁촉진 △중소기업기반 확충 △에너지가격구조 개편 등의 역점사업을 제시했다. 李允宰(이윤재)재정경제원 경제정책국장은 『경상적자축소와 물가안정에 정책의 중점을 둔 것은 종전과 다름없으나 중장기 과제로 미뤄왔던 구조조정문제를 시급한 단기과제로 채택한 것이 새경제팀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정책기조에 대한 전문가와 업계의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그러나 이를 실행할 구체적인 방법이 제시되지 못한채 추상적인 차원에서 맴돌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새경제팀이 슬로건으로 내건 구조조정의 개념만 해도 『경제의 전반적인 틀을 시장경제논리에 맞게 조정,자율 경쟁 창의성을 발휘하도록 새판을 짜겠다는 의미』라는 설명만 있을뿐 손에 잡히는 것이 없다. 최근 굵직한 철강업체들이 잇단 부도수렁에 빠지고 다른 업종에서도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인데도 「시장경제논리」만 강조하는 것은 한가해보인다. 금융기관의 부실화가 심각한 수준을 넘어 「4,5월 금융대란설」까지 돌고있지만 강부총리의 인식과 대응은 『소문만큼 심각하지 않다. 금융시장의 시장기능을 살리는 구조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규제개혁을 공정거래위원회의 손에 넘긴 것은 경쟁체제의 기본구도를 벗어난 규제는 과감하게 잘라내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고용안정책으로는 앞으로 고교, 대학교육의 커리큘럼을 현장적응이 즉시 가능토록 개편하겠다는 내용이 눈에 띄지만 장기간을 요하는 대책이다. 이날 회견에서 林昌烈(임창렬)통상산업부장관은 에너지가격구조 개선에 대해 강한 의지를 피력, 이미 외국수준으로 오른 휘발유를 제외한 유류의 대폭 인상을 예고했다. 이같은 경제운용안에 대해 민간업계에서는 『「각론」이 나와야 할 다급한 국면에 「총론」이 제시된 듯하다』는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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