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6으로도 인터넷 즐긴다…도스用 웹브라우저 등장

  • 입력 1997년 3월 20일 08시 59분


[김종내기자] 인터넷을 하려고 비싼 컴퓨터를 살 필요가 없어졌다. 도스용 인터넷 정보검색 프로그램(웹브라우저) 「아라크네」가 최근 등장해 PC마니아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일곱번째 시험판이 지난 18일 발표되었다. 지금까지 넷스케이프의 「내비게이터」나 마이크로소프트의 「익스플로러」같은 웹브라우저는 윈도95나 윈도3.1의 운영체제(OS)와 펜티엄급 컴퓨터 이상에서만 쓸 수 있었다. 도스에서 인터넷을 쓰려면 「링크스(lynx)」라는 명령을 이용해 월드와이드웹(WWW)의 문자만을 겨우 볼 수 있었을 뿐이다. 이런 탓에 386, 486급 PC를 써오던 이용자들도 인터넷 활용에 어려움을 겪다가 고성능 컴퓨터를 또 사야 하는 일이 많았다. 그러나 도스용 웹브라우저는 이제 이런 불편도 걷어 내고 있다. 그리스신화에서 신들의 저주를 받아 거미가 된 여신 「아라크네」의 이름을 딴 이 웹브라우저는 미카엘 폴락이라는 한 체코 대학생의 손에서 탄생했다. 컴퓨터광에 록음악가인 그는 「인터넷은 곧 자유」라고 홈페이지(www.naf.cz/arachne)에 못박았다. 「아라크네」를 만들게 된 동기도 『마이크로소프트 제품같은 상업주의 소프트웨어를 대체하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그는 『내 홈페이지도 386 컴퓨터로 제작했다』며 『모든 사람이 인터넷을 이용하길 바란다』는 바람도 덧붙였다. 그는 인터넷에 너무 빠져 끝내 대학에서 제적되었다고 솔직히 고백한다. 그래서 앞으로의 소프트웨어 개발과 생활을 위해 어쩔 수 없이 개인 이용자에게는 미화 20달러의 등록비를 받기로 했다며 양해를 구했다. 대신 대학 공공기관에는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다. 「아라크네」는 그래픽 사운드 문자로 된 웹문서 열람 뿐만 아니라 전자우편 송수신 기능도 제공한다. 그렇지만 한글 문서를 볼 수 없고 자바(JAVA) 기능을 지원하지 못하는 단점도 눈에 띈다. 프로그램의 초기 환경 설정도 어려운 편이다. 아직까지 성공 여부를 점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폴락의 「아라크네」에 담긴 자유정신만은 상업주의를 우선으로 하는 세계 소프트웨어 기업들에 「신선한 자극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라크네」의 시험판은 폴락의 홈페이지에서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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