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조소프라노 「카사로바」 새음반「초상」 음악계 주목

입력 1997-03-20 08:59수정 2009-09-27 0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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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윤종 기자] 「연주가의 세기(世紀)」라고들 이야기한다. 「작곡가의 시대」였던 19세기 이전과 대비되는 표현이다. 이 말처럼 오늘날의 청중은 새로 태어나는 음악작품에 대해 거의 관심을 잃어버린 듯하다. 대신 오늘날의 음악팬들에게는 명연주가의 탄생을 지켜보는 즐거움이 아직 남아있다. 지난 2월 영국의 음반전문지 「그라머폰」과 「클래식CD」는 불가리아 출신의 메조 소프라노 카사로바를 커버스토리 등 주요 내용으로 대서특필했다. 화제의 중심이 된 음반은 그의 두번째 독집음반 「베셀리나 카사로바의 초상」(BMG). 이 음반에는 로시니 「세빌랴의 이발사」중 「방금 들린 그 목소리」, 모차르트 「피가로의 결혼」중 「사랑의 괴로움 그대는 아는가」 등 오페라 아리아 10곡이 실려 있다. 카사로바는 이미 베를리오즈, 라벨 등의 가곡을 녹음한 데뷔음반을 내놓고 있었으나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그러나 최근 파리 바스티유 오페라에서 공연한 벨리니의 오페라 「카퓰렛가와 몬태규가」에서 로미오역으로 대성공을 거둔 시점에 두번째 음반이 나와 화제의 중심에 서게 됐다. 새음반 「초상」에서 카사로바는 따뜻하고도 강력한 음색과 자유자재의 기교를 과시하고 있다. 그의 공명은 다소 어두운 색채를 갖고 있어 로미오역 등 남성으로 등장하는 역에도 적합하고 음의 연결이 유연하며 부드러운 표현력을 가져 여성적인 역할에서도 독특한 아름다움을 나타낸다. 일부 악구에서 아직 음정과 비브라토(떨림)처리의 미숙함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악기의 복잡한 기교를 목소리에 도입한 콜로라투라 창법은 참으로 매끄럽다. 다른 가수들에서 흔히 느껴지는 속도조절의 불안이 전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카사로바가 떠오름에 따라 음악계는 오페라 메조 소프라노계의 「3두체제」를 점치고 있다. 이탈리아의 체칠리아 바르톨리, 미국의 제니퍼 라모어오와 함께다. 뒤늦게 등장한 카사로바는 바르톨리와 같은 66년생으로 연륜에 있어서 뒤지지 않는다. 그는 목소리의 개성과 콜로라투라의 기교 등에 있어서는 두사람의 「선발주자」를 능가한다는 것이 새 앨범을 접한 음악팬들의 중론이다. 카사로바는 소피아 음악원에서 성악을 배운 뒤 불가리아의 여러 오페라단에서 기량을 쌓았다. 이후 89년 취리히 오페라극장의 단원이 되면서 국제무대에 등장했다. 91년부터는 비엔나 국립오페라 등 세계적 오페라극장에 출연하면서 눈밝은 성악매니저들의 표적이 됐다. 그는 슈베르트와 슈만 등의 독일가곡집, 모차르트 아리아집 등을 계속해서 음반으로 내놓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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