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망명협상 주역]정종욱 駐中대사-당가선 부부장

입력 1997-03-18 19:45수정 2009-09-27 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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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황의봉 특파원] 鄭鍾旭(정종욱)주중(駐中)한국대사와 唐家璇(당가선)중국외교부 부부장은 평소 외교파트너로 친분이 두터운 사이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번 黃長燁(황장엽)북한노동당비서의 망명사건은 북한이 개재된 미묘한 사안이어서 협상과정에 서먹서먹한 순간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 한가지 예가 사건 초기의 상황. 황비서 사건이 발생한 당일인 지난달 12일 저녁 朱昌駿(주창준)북한대사는 황급히 외교부로 달려와 당부부장 등 중국외교관계자들을 만나 납치임에 틀림없으니 절대 한국에 가게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반면 정대사 역시 빠른시간내에 당부부장을 만나 초반 페이스를 우리측으로 끌어오려 했으나 15일에서야 당부부장을 만날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대사는 이번 협상기간이 일생에서 가장 길게 느껴졌던 시간들이었다고. 북한측의 테러위협이 가시화되자 중국은 정대사의 신변안전을 위해서는 대사관내에서 24시간 머무는 게 좋겠다는 의사를 전해왔다. 결국 이 제의를 받아들여 정대사는 약 한달간 협상 등 극히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곤 대사관내 집무실에서 숙식 등 모든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곤욕을 치러야 했다. 정대사는 이번 협상과정에서 『중국인 특유의 함축적 어법을 해석하느라 애를 먹었다』며 중국외교의 진면목을 접할 수 있었던 점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당부부장은 잘알려진 한반도 전문가답게 이번 협상에서 능수능란한 협상솜씨를 발휘했다. 북한이 초기의 기세등등했던 태도를 조기에 누그러뜨렸던 데에는 당부부장의 역할도 컸다는 후문이다. 당부부장은 은밀히 사람을 영사부내로 보내 황비서의 자의에 의한 망명요청을 확인, 북한에 전달함으로써 문제해결의 단초를 열어놓았던 것. 이번 협상과정에서 대국적이면서도 끈질기고 합리적인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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