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구고문 집단지도체제발언 배경]「대쪽」에 집단대처

입력 1997-03-17 20:16수정 2009-09-27 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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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채청·정연욱기자] 신한국당이 갈수록 백가쟁명(百家爭鳴)식의 난기류에 휩싸이는 양상이다. 李會昌(이회창)대표는 17일 의원총회에서의 발언과 당내 중진들과의 잇따른 회동을 통해 공정한 경선관리와 당의 단합을 강조하는 등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당내 각계파 인사들도 정면으로 당의 단합을 깨는 언행은 자제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대선후보경선 문제를 비롯, 당의 전도(前途)에 대한 의견은 문자그대로 백화제방(百花齊放) 식이다. 지난 15일 李漢東(이한동) 朴燦鍾(박찬종)고문의 양자회동에서 현재의 당운영 기조에 대해 강한 반발기류가 형성된데 이어 17일에는 李洪九(이홍구)고문이 「경선전 집단지도체제도입」을 주장하고 나서는 등 여권내 갈등기류는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이날 낮 시내 조선호텔에서 이한동고문과 오찬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난 이홍구고문은 집단지도체제 등 적극적인 자세로 당운영 문제에 대해 자신의 분명한 의견을 개진했다. 이고문의 집단지도체제 주장은 이회창대표체제 출범에 대해 다른 대선후보진영에서 경선관리의 공정성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고문은 또 18일중 金潤煥(김윤환) 李壽成(이수성)고문과도 만나 집단지도체제에 대한 의견을 나눌 예정이어서 연대의 범위가 어디까지 확산될지도 관심사다. 「이한동―이홍구」회동에서 양자는 「당의 화합과 결속」이 최우선과제이나 총재 한사람이 좌지우지하는 당운영 방식으로는 당력을 모으는데 한계가 있다는데 동의했다. 이는 「이한동―박찬종」회동에서 양자가 『당에서 떠난 민심을 되돌리는 것이 시급하다』며 독과점적인 당론형성과 하향식 당운영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다만 「이한동―이홍구」회동에서는 당헌당규개정에서 이같은 의사가 반영돼야 한다며 집단지도체제 가시화를 위한 구체적인 일정을 제시, 논의를 한단계 진전시켰다. 이들이 공식적으로 내세우는 집단지도체제론의 명분은 난국타개를 위한 당력극대화 또는 새 정치를 위한 당내 민주화이나 이를 뒤집어보면 「대세론」을 확산시키며 독주체제를 굳히려는 이회창대표에 대한 견제 의도가 짙게 엿보인다. 집단지도체제론은 무엇보다 여권에 돌풍을 몰고올 가능성이 크다. 우선 당총재인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의 당내 위상과 역할부터 문제다. 그럴 경우 김대통령의 당에 대한 통제력은 거의 상실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또 1인정치의 폐단을 시정하기 위한 집단지도체제론의 논거는 또한 내각제개헌론의 논거와도 상통하는 면이 없지 않다. 여권내에도 내심 내각제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집단지도체제론과 내각제론이 상승작용을 일으켜 의외의 상황을 조성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아무튼 집단지도체제론은 성사여부에 관계없이 평소 과묵한 이홍구대표가 예상보다 빨리 내놓은 「회심의 목소리」라는 점에서 그 파장이 작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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