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 「현철씨 사법처리」결심 배경]벼량끝 선택

입력 1997-03-15 19:56수정 2009-09-27 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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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泳三(김영삼)대통령이 차남인 賢哲(현철)씨에 대한 사법처리의 결심을 굳힌 배경은 李會昌(이회창)대표의 기용과 「동전의 앞뒷면」이나 다름없다. 이번 신한국당의 대표경질을 앞두고 이회창고문은 별로 대표 물망에 오르지 않았다. 당내 대선예비주자중 김대통령은 물론 민주계와 가장 「불편한 관계」인 인물로 비쳐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치권안팎에서는 오래전부터 『이회창고문이 대선주자가 되면 현철씨가 온전할 수 있겠느냐』는 얘기가 나돌 정도였다. 이대표가 생각하는 자신의 입장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다. 이대표측은 12일 김대통령을 만나러 청와대에 가면서도 「다른 사람을 대표로 임명할테니 양해하라」는 통보를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고 전한다. 그런데 김대통령은 정치권안팎의 지배적 관측을 뒤엎고 이대표를 임명했다. 또 새 대표를 임명하는 자리에서는 현철씨 문제를 심각하게 거론하며 「특별한 조치」를 주장한 이대표의 의견을 전폭적으로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김대통령은 한보사태에 이어 현철씨의 인사개입의혹이 잇따라 폭로되자 지난 4년간에 걸친 자신의 개혁이 모두 수포로 돌아가는 게 아니냐는 점을 가장 괴로워했다』고 전했다. 더욱이 내각제를 연결고리로 국민회의와 자민련간에 「DJP」연합 성사 가능성이 현실화되기 시작하자 정권재창출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위기의식을 가지게 됐다는 것이 측근들의 설명이다. 결국 김대통령은 한보사태 및 현철씨의 인사개입 의혹으로 빚어진 난국을 타개하고 정권재창출을 하기 위한 「양수겸장의 포석」으로 가장 개혁적 이미지로 부각돼온 이대표카드를 빼들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물론 김대통령이 현철씨의 사법처리를 결심한 배경에 대해 청와대 내부에서도 다른 견해가 나오고 있다. 「어차피 맞을 매」라면 자신의 재임중 현철씨의 청문회 출석과 사법처리를 통해 문제를 매듭짓고 퇴임에 대비하자는 의미도 있다는 분석이다. 현철씨의 인사개입 의혹이 금품수수 등의 확증이 드러나지 않는 한 「범죄구성요건」에 해당되지 않아 사법처리가 어려운 정치적 사안이라는 점도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하는 또 하나의 근거다. 그럼에도 김대통령의 이같은 결심이 현시국에 대한 심각한 위기의식의 발로임에 틀림없다는 점에서 앞으로 어떻게 가시화될 것인지 주목된다. 특히 이같은 조치들이 이대표를 통해 나올 것으로 알려져 이대표의 「대권행보」와도 불가분의 밀접한 관계를 맺을 수밖에 없다는 게 여권과 청와대 내부의 시각이다. 〈이동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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