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 이회창대표/야권반응]「국면전환 카드」일치

  • 입력 1997년 3월 13일 13시 06분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13일 신한국당 신임대표에 李會昌고문이 기용되자 예상치 못한 金泳三대통령의 `국면전환' 또는 `정면돌파'용 카드라는 데 대체로 일치된 반응을 보였다. 야당은 특히 신임 李대표가 대권후보로 직행할 가능성에 관심을 보이면서 첫날부터 ▲韓寶 몸체 규명 ▲金賢哲씨 처리 ▲金泳三대통령의 大選자금 공개라는 주문까지 한꺼번에 떠안겼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李대표가 여권후보로 될 경우 야권 단일후보로 누가 되든 李대표가 우세를 보이고 있는 데 따른 야권의 긴장과 경계심을 반영한 반응으로 보였다. 대부분 야당의원들은 李대표의 신한국당대표 자리 획득으로 與野간 大選경쟁에대한 국민적 관심이 고조, 대권경쟁이 조기가열될 것으로 내다봤으나 일부에선 李대표가 대표가 됨으로써 대세몰이를 하지 못한 채 도리어 대권후보에서 멀어진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았다. 양당 당직자와 의원들은 한마디로 "李대표가 마침내 정치권과 국민의 검증이라는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며 與野간 정치적 갈등이 심화될 것임을 예고했다. ○…국민회의 金大中총재는 전날밤 12시께 李대표 내정 소식을 듣고 "그럴 수도 있겠다"며 "李대표로선 위기와 기회인 셈"이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鄭東泳대변인은 전했다. 鄭東泳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새 여당대표가 할 일은 한보몸체 규명, 賢哲씨의 청문회 출석과 엄중조사 및 사법처리"라고 강조하고 "다만 李대표는 대표와 후보를 분리해야 한다는 당초 자신의 말에 대한 입장설명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鄭대변인은 비공식 논평에선 "賢哲씨 청문회 출석과 사법처리 문제등에 대해 金대통령과 李대표간 조율이 있었다고 볼 수도 있지 않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이점에서 李鍾贊부총재도 "金대통령 특유의 국면전환용 깜짝쇼이나 賢哲씨 처리없이는 李대표가 나중에 어렵게 될 것"이라며 "李대표가 대표직 수락때 賢哲씨 처리문제와 관련, 金대통령으로부터 모종의 언질을 받았을 수도 있다"고 같은 추측을 내놓았다. 趙世衡총재권한대행과 朴智元기획조정실장도 李대표에게 한보몸체 규명과 大選자금 공개등 같은 주문을 내놓으면서 "李대표가 스스로 한보 재수사를 촉구한 대로 행동으로 옮길 수 있을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李대표의 대권후보 문제와 관련, 李鍾贊부총재는 "우리는 이미 신한국당 의원중3분의 1이 李대표쪽으로 이동하는 등 판세가 결국은 李대표쪽으로 정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었다"며 "일종의 흥미거리이기도 하기때문에 국민관심 고조로 여당내부와 與野간 대권경쟁이 조기가열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朴智元실장은 "金대통령은 李대표의 대쪽 이미지를 이용해 시간을 벌면서 다시 金心 작용을 위한 기회를 엿보려할 것이고 대표는 한보문제등의 정면돌파로 대쪽 이미지를 살려가려는 과정에서 마찰이 생길 것"이라며 "李대표는 날개를 단 것이 아니라 공정성 시비때문에 운신의 폭이 좁아지고 온갖 정치적 검증과정에 상처를 입음으로써 도리어 후보가 되는 길에서 멀어졌다"고 예단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李대표가 대표가 됨으로써 국민회의와 자민련간 내각제를 고리로 한 공조는 한층 튼튼해질 것"이라고 전망, 자민련이 李대표체제 출범을 계기로여권과의 내각제 공조 가능성을 포기하기를 기대하는 눈치를 보였다. ○…자민련은 李신임대표의 기용에 여권이 예상밖의 카드를 내놓았다고 평가하면서 "법관출신인 李씨가 난파중인 신한국당을 추스리고 민심을 되돌릴 정치적 통합능력이 있느냐"며 은근히 깎아내리려는 분위기. 자민련은 그러나 李신임대표가 대선주자로 나설 가능성을 높게 보면서 야권에가장 버거운 상대가 될 것이라는 관측에서 바짝 긴장하는 모습. 안택수대변인은 "이씨를 대표로 기용한 것은 다소 의외의 카드지만 이미 여권에등을 돌린 민심과 난파중인 신한국당을 제대로 수습할지는 미지수"라면서 "李씨가 최선을 다한다 해도 두마리 토끼를 다 잡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논평. 李東馥총재비서실장도 "여권이 선택할 수 있는 `최후의 와일드 카드'"라며 "앞으로 韓寶의혹, 金賢哲씨 문제, 안기부법 재처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좌우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예측. 韓英洙부총재는 "李會昌씨는 韓寶와 金賢哲씨 문제 그리고 여권내 대선후보 통합이라는 두가지 과제를 안고 있고 이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침몰하게 될 것"이라며"그러나 지금은 누구를 갖다놔도 돌아선 민심을 되돌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 金鍾泌총재의 한 측근은 그러나 "金泳三대통령이 大選주자로 선택한 최후 카드일 것"이라고 단정. 또 다른 측근은 "金대통령이 李會昌씨를 과감히 선택한 것은 다소 의외"라며 "앞으로 李씨가 大選후보로 확정되기 전까지 `때'를 묻힘으로써 향후 불리한 일을 할수 없도록 하기 위한 것일 것"이라고 분석. ○…민주당 李基澤총재는 "신한국당내 대선 예비주자간 역학관계의 균형이 무너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그러나 아직 검증되지 않은 인물이라 향후 그의 위상이 어떻게 정리될 지는 전적으로 그의 능력에 달려있다"고 중립적인 입장을 보였다. 李富榮부총재는 "李신임대표에게 힘이 실릴 것이며 특히 공백상태인 민주계가대거 그에게 몰릴 것"이라고 예상하고 "지난해 4.11총선 당시 李대표를 선대위 의장으로 영입할 때 언젠가는 대표가 되는 것으로 두 사람사이에 얘기가 있었던 것 아니냐"고 추측했다. 統推의 金元基대표는 "金泳三대통령의 심각한 현실인식을 말해주는 것 같다"며"李신임대표에 힘을 실어주려는 것 같지만 한보사건과 賢哲씨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두고봐야 한다"고 역시 `미검증'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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