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怪가스 알고보니 최루탄…임시휴교-입원 소동

입력 1997-03-11 19:45수정 2009-09-27 0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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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정동우특파원] 지난달 26일 홍콩에서는 정체불명의 가스사건이 발생, 큰 소동이 일었다. 구룡반도의 서북단 천수위(天水圍)지역에서 발생한 이 사건은 대낮에 「괴가스」가 이 일대를 덮쳐 11개 학교가 임시 휴교에 들어가고 수천명의 학생들이 급거 귀가하는가 하면 학생과 주민 43명이 병원으로 후송되는 소동을 빚었다. 당시 병원에 입원했던 사람들은 하나같이 그 가스가 난생 처음 경험하는 가스로 대체로 신맛이 나고 코와 목에 자극이 심한데다 눈물이 나오고 머리가 어지러우며 복통과 구토가 났다고 말했다. 사고가 나자 홍콩의 보건당국과 환경당국은 즉각 현지에 출동, 대기중에 아직 남아 있는 가스를 대형 비닐봉지에 담아 성분검사를 의뢰하는 한편 이 일대를 대상으로 광범위하게 사고경위를 조사했다. 11일 문제의 가스는 시위진압용 최루가스였던 것으로 판명됐다. 이 사건은 홍콩경찰이 홍콩주권 반환 이후에 혹 있을지 모를 대형 시위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최루탄을 도입, 천수위지역 뒷산에 있는 경찰훈련장에서 발사훈련중 풍향이 갑자기 바뀌는 바람에 가스가 5.5㎞ 떨어져 있는 주택가까지 날아가면서 일어난 것이다. 이 최루가스는 불과 몇년전만 해도 서울시민들은 매일 맡다시피한 것이지만 한번도 「최루가스 맛」을 경험해보지 못한 홍콩 시민들에게는 독가스나 다름없이 엄청난 충격을 주었던 것. 경찰 책임자는 해당구 의회에 출석, 경위를 설명하고 피해 학교에도 직접 찾아가 사과했지만 구의원들은 피해자에 대한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홍콩의 이 가스소동이 최루가스에 익숙한(?) 한국민들에겐 어떤 느낌을 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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