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노동법/재계-노동계 표정]

입력 1997-03-10 20:10수정 2009-09-27 0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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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계 ▼ [이기홍기자]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무(無)노조 기업」에 대한 노조설립을 올해 최대 역점 사업의 하나로 추진할 계획이다. 노동계는 이번 노동법 재개정으로 그동안 일선 노조의 조직결성과 지원에 가장 큰 족쇄가 됐던 제삼자개입금지 조항이 사실상 삭제된데다 「단결권 보장 확충」이라는 사회적 요구에 힘입어 여건이 지난 87년 이후 가장 좋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재계와 경제부처가 『복수노조 허용의 부작용이 벌써 나타나기 시작한다』며 반격할 빌미를 주지 않기 위해 양대 노총간의 지나친 경쟁이나 무리한 세력확장은 피할 방침이다. 민주노총은 오는 20일경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어 가칭 「무노조 전략사업장 노조결성사업단」을 상설 기구로 발족시킬 예정이다. 현재 민주노총의 주요 목표는 삼성과 포철. 당장은 이 두 곳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코오롱 선경 LG 서울방송 등에도 조직적 지원을 한다는 전략이다. 노조결성 지원 방법은 법률적 인적 지원에다 대중집회, 성명발표 등을 통해 회사측의 노조결성 방해 움직임을 무력화시키는 방식이 될 가능성이 크다. 가령 회사측이 노조결성 주도자들에게 불이익을 가하려해도 전국 조직망을 갖춘 거대 노동기구들의 불매운동, 대중집회 등이 벌어지면 회사측도 견디기 어렵다는 것이 노동계측의 판단이다. 민주노총 황명진조직국차장은 『삼성 포철 등 주요 기업은 물론이고 중소규모 미조직 사업장에 대한 조직확충에도 박차를 가하겠다』며 『한국노총과는 선의의 경쟁을 벌이면서 때론 협력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노조조직률은 13.6%다. ▼ 재계 ▼ [허승호·이영이기자] 삼성 포항제철 등 민주노총의 노조설립 「표적」회사로 지목된 대기업들은 노동법개정이 각 사업장에 미칠 영향이 클 것으로 보고 바짝 긴장, 내부단속에 나서는 등 대책을 마련중이다. 전통적으로 무(無)노조정책을 펼쳐온 삼성그룹은 현재 생명 화재 증권 중공업 정밀화학 중앙일보 등 6개 사업장에 노조가 있으나 대부분 활동이 미미한 상태. 그러나 중공업 등 일부 직원들이 노동법개정을 계기로 노조 활성화를 위한 사업장간 모임을 갖고 있어 회사측은 크게 우려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우선 노조가 없는 사업장의 경우 노사협의회를 통해 근로자들에게 동요하지 말도록 설득하고 △장기적으로는 노조가 필요없을 정도로 사원들의 만족도를 높이겠다고 밝히고 있다. 삼성의 魯寅植(노인식)노무담당이사는 『사측은 손발이 묶인 상태에서 민주노총이 인정돼 총공세를 펼 경우 대응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걱정했다. 지난 91년 회사측의 개입으로 노조가 사실상 와해된 포철의 회사측도 노동법개정이 기존 노사관계에 악영향을 미칠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현재 포철은 2만여명의 직원 중 20여명만이 노조에 가입해있다. 포철의 김찬호노무담당부장은 『직장협의회가 활성화돼있는데다 경상이익의 10%를 성과급으로 배분하는 제도 등으로 「구태여 노조가 필요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돼있다』며 『그러나 2만여 직원들의 움직임을 미리 알 수는 없는 일이 아니냐』고 말했다. 서울방송(SBS)은 창사당시 尹世榮(윤세영)회장이 밝혔던 것처럼 임금이나 복지 등 모든 면에서 업계최고의 대우를 해줌으로써 사원들의 동요를 사전차단, 앞으로도 무노조정책을 고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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