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개각/관련부처 표정]『姜부총리 적임자』환영

  • 입력 1997년 3월 5일 20시 04분


○…재정경제원 직원들은 姜慶植(강경식)부총리겸 재정경제원장관이 임명되자 안정 개방론의 기수이며 원로 경제관료인 강부총리가 산적한 경제 현안들을 잘 마무리하기에 제격이라며 기대를 거는 모습. 여기에 林昌烈(임창렬)차관까지 통상산업부장관으로, 또 작년말까지 차관을 지낸 李桓均(이환균)총리행정조정실장이 건설교통부장관으로 각각 발탁되자 환영하는 분위기. 재경원의 한 간부는 『강부총리는 현 노동부 환경부 정보통신부장관과 신임 김인호수석의 관료선배로서 강한 영향을 미친 사람이기 때문에 경제부처간의 협조와 일관된 정책기조가 어느때보다 잘 유지될것』이라며 『그러나 업무의 파격성이 있고 자기주장이 강해 문민 마지막해에 어떻게 조화를 이루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한편 강부총리 부임으로 재경원 간부들중 옛 경제기획원 출신은 「환영」하는 모습이 역력하나 재무부 출신들은 긴장하는 등 엇갈린 반응. 강부총리가 기획원에서 잔뼈가 굵은 기획원맨인데다가 재무부 장차관을 지내면서는 금융정책과장 이재국장 차관 등 요직을 모두 기획원사람들로 메워 개혁을 시도해나갔던 과거가 있기 때문. ○…내무부직원들은 이번 개각에서 지난달 13일 취임했던 徐廷和(서정화)장관이 불과 3주만에 물러나고 姜雲太(강운태)전농림부장관이 신임내무장관에 임명되자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깜짝 놀라는 분위기. 서장관이 갑자기 경질된 것은 내무부 근무시절 高建(고건)신임총리와의 개인적 관계가 작용한 것이라는 후문. 고총리의 대학4년 선배인 서장관은 지난 65년 내무부 행정과장 시절에 고총리를 직속 부하계장으로 둔 것을 비롯, 내무부시절 내내 고총리보다 선임이었다는 것. 서전장관은 지난 4일 고총리임명 사실이 발표된 뒤부터 이 문제를 고민해오다가 신임총리의 국정수행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4일 밤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산업부는 내부승진으로는 처음으로 장관직에 올랐던 安광구장관이 취임 2개월여만에 물러나고 林昌烈(임창렬)재정경제원차관이 신임장관에 임명되는 등 장차관직을 재경원출신이 모두 독식하자 몹시 자존심 상해하는 분위기. 그러나 재경원출신인 姜萬洙(강만수)차관이 작년말 통산부로 옮겨와 금융 세제분야를 세밀하게 코치해 주고있어 인기를 얻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임장관도 통상부의 발전에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 ○…權肅一(권숙일)장관을 맞게된 과학기술처는 과학기술을 잘 아는 인사가 다시 돌아와 크게 반기는 분위기. 서울대 물리학과를 나와 미국유타대에서 이학박사학위를 받은 권장관은 서울대 자연과학대학장(91∼93년), 국립대학교 자연과학대학장 협의회장(92∼93년)을 차례로 역임, 과학기술행정의 수장으로 무난하다는 평. 그러나 지난 6개월사이에 具本英(구본영)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초대대사와 金容鎭(김용진)전장관 등 2명의 장관을 떠나보낸 과기처 직원들은 잦은 장관 교체에 따른 과기정책의 혼란을 우려하는 분위기. 특히 대덕단지 연구원들사이엔 과기처는 「過客處」(과객처)나 마찬가지라며 자조적인 이야기가 나오기도. ○…국가보훈처는 吳正昭(오정소)처장이 부임 2개월13일만에 최단기 재임기록을 남기며 경질되자 어수선한 분위기인 가운데 애당초 민족정기선양기관인 보훈처에 안기부출신이 온 것이 문제였다는 평. 보훈처 직원들은 『안기부1차장이었던 오처장이 한보사태이후 여론의 도마에 올랐던 金泳三(김영삼)대통령 차남 賢哲(현철)씨 인맥으로 분류된 것이 경질원인인 것 같다』고 분석. 직원들은 그러나 신임처장에 청와대 경호실장출신인 朴相範(박상범)민주평통사무총장이 임명된데 대해 『언제쯤 「단골 낙하산인사 부처」라는 불명예를 씻고 내부승진이 이뤄질지 모르겠다』며 불만어린 표정. ○…건설교통부는 이날 오전만해도 柳常悅(유상열)차관이 건설교통부(구 건설부)출신으로는 처음으로 내부 승진할 것으로 알려져 잔칫집 분위기였으나 오후 李桓均(이환균)국무총리행정조정실장이 오는 것으로 발표되자 침울한 분위기로 급변. 건교부 모과장은 『자체승진이 안돼 아쉬움이 많지만 이신임장관이 재정경제원에서 잔뼈가 굵은 정통 행정관료이기 때문에 업무추진에 힘을 얻을 수 있어 정치인이나 학자출신보다 훨씬 낫다』고 피력. 특히 공보관실에선 이날 오전 유차관의 프로필과 주요 이력사항이 담긴 보도자료를 만들었으나 오후 3시경 허겁지겁 이신임장관에 대한 자료를 다시 만드는 해프닝을 벌이기도. ○…2년2개월동안 재임한 安又萬(안우만)법무장관은 처음에는 교체설이 유력했지만 막판에는 대안부재를 이유로 유임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등 엎치락뒤치락했으나 결국 崔相曄(최상엽)전법제처장으로 교체. 법무부 관계자들은 『안장관이 최근 한보사건 수사와 관련해 누군가는 책임져야 하며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정부에 부담을 줘서는 안된다는 판단 아래 金泳三(김영삼)대통령에게 적극적으로 퇴진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언. 한편 최신임장관은 안장관과 생년월일(37년 2월14일)이 똑같은데다 대학 고시동기로 평소 막역한 사이여서 안장관이 후임장관으로 천거해 낙점을 받았다는 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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