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부총리-경제수석 「황금콤비」 기대…업무스타일 비슷

  • 입력 1997년 3월 5일 19시 46분


[허문명기자] 문민정부들어 경제부총리와 경제수석의 성향 및 발탁배경에 따라 어느 한쪽으로 힘이 쏠리곤 해 잡음을 경험했던 경제부처 공무원들은 이번 「강―김」라인에 대해서는 「황금콤비」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있다. 두사람 다 경제철학이나 업무 스타일에서 공통점이 많은데다 서울대 법대 선후배라는 인연에 옛 경제기획원시절 상하관계로 만나 오랜기간 호흡을 같이 해 누구보다 서로를 잘 알고있기 때문. 관료로서 두 사람의 만남은 지난 69년 강경식부총리가 기획원 예산총괄과장일 때 김인호수석이 사무관으로 들어오면서부터 시작됐다. 강부총리는 당시 김수석을 데리고 일한지 3년뒤에 유학보낼 사무관 할당인원을 늘려가면서까지 자신이 공부했던 미국 시러큐스대 맥스웰 행정대학원으로 그를 보냈을 정도로 아꼈다. 두사람의 콤비플레이가 절정을 이룬 것은 지난 79년 강부총리가 경제기획원 차관보시절 김수석이 물가과장을 하던때. 당시 강부총리는 申鉉碻(신현확)부총리밑에 있으면서 「4.17 경제안정화 종합시책」을 입안하고 추진했다. 4.17조치는 「성장」과 「정부주도」로 요약되는 기존 경제정책 기조를 「안정」과 「자율」로 선회시킨 하나의 경제사적 사건이었다. 당시 김수석은 자장면 값까지 정부가 일일이 정해줬던 기존의 물가정책을 현실화하는 과정에서 실무 과장을 맡아 강부총리를 도왔다. 이 과정에서 정부개입보다는 시장기능을 중시하는 강부총리의 시장신봉주의 철학, 성장보다는 내실을 중시하는 안정철학이 김수석에게 녹아들 수밖에 없었던 것. 한편 강부총리는 추진력이 강한 반면 치밀성이 좀 약하고 일을 벌이기는 잘 하는데 마무리엔 다소 허술하다는 평을 받기도 하는데 김수석은 그러한 강부총리를 보완하는 역할도 할 것으로 보인다. ▼강부총리 과거발언▼ △남다른 기술없이는 기업이 생존할 수 없고 달리 쉽게 돈벌 길이 없어야 한다. 돈이 흔해서 적당히 만들어도 잘팔리면 구태여 기술개발할 필요가 없어진다. 물가안정과 경쟁촉진이 기술개발 촉진의 가장 중요한 정책이다. (91년3월) △금융자율화가 실시되지 못한 것은 현재의 관치금융제도 안에서 훨씬 쉽게 돈을 빌려쓸 수 있는 사람이 싫어하기 때문이다. (93년1월) △실명제실시가 늦어진 것은 기득권세력의 압력때문이었다. 반대론자들은 부동산투기 증시불안 해외재산도피 등을 내세웠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반대를 위한 논리일 뿐이다. (93년8월) △재벌 또는 부의 집중문제는 행정규제로는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없다. 경제력집중은 금융실명제나 세제운용과정에서 시간을 두고 풀어가야 한다. 공정거래법은 공정경쟁의 장애를 없애는데 초점을 맞춰 경쟁촉진법으로 전환해야 한다. (94년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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