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년전 공비 김신조 『이젠 목사라 불러주세요』

입력 1997-01-22 20:17수정 2009-09-27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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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년전 무장공비로 남파됐다가 생포된 뒤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생활해 온 金新朝(김신조·55)씨가 22일 정식으로 목사가 됐다. 김씨는 지난 68년 1월 21일 청와대를 습격하기 위해 휴전선을 넘어왔던 북한 124군부대 특수요원 31명 중 투항해 살아남은 유일한 생존자. 김씨는 당시 청와대부근에서 총격전 끝에 생포되자 『내레 대통령 모가지 따러 왔수다』라고 거침없이 말했었다. 이날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성락침례교회에서 金箕東(김기동)목사의 주례로 진행된 김씨의 목사안수식에는 金萬鐵(김만철·58) 呂萬鐵(여만철·51) 李雄平(이웅평·45·공군대 참모학처장)씨 등 귀순자 50여명과 친지와 교인등 4천여명이 참석했다. 김목사는 『김씨가 투항해 새삶을 찾은 1월 21일을 염두에 두고 1월 22일을 안수일로 잡았다』고 말했다. 김씨는 목사안수를 받은 직후 『나의 영적 성장을 지켜보며 사랑하고 기도해준 성락교회 교우들과 귀순용사선교회 회원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통일이 되면 고향인 함경북도 청진에 교회를 세워 목회를 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씨는 당분간 성락교회에서 부목사로 일할 예정이다. 철저하게 유물론 교육을 받은 김씨가 북한에서 「민중의 아편」으로 가르치고 있는 종교에 의탁하게 된 것은 16년전인 81년 4월 독실한 기독교신자인 아내 崔正化(최정화·52)씨의 성화에 못이겨 처음 교회에 발을 들여놓으면서부터였다. 당시 김씨는 북한에서 처형된 부모님에 대한 죄책감과 남한사회에 대한 부적응으로 늘 술에 취해 지내고 있었다. 김씨는 교회에 나가면서 처음에는 「무슨 헛소리를 하나 보자」는 심정으로 목사를 째려보기도 했으나 점차 목사의 설교에 감화돼 갔다. 지난 89년 결국 목회자의 길을 걷기로 결심한 김씨는 지난 91년과 94년 서울 침례신학교와 신학원을 차례로 졸업하고 지난 10일 목사시험에 합격했다. 김씨는 슬하에 딸(26)과 아들(24)을 두고 있다. 〈宋平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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