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보 『웃기는 통계』…『男 유방암 女 고환암치료』

입력 1997-01-11 19:55수정 2009-09-27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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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가 자궁암을 앓고 여자가 고환암에 걸릴 수도 있을까. 도무지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의료보험연합회가 11일 펴낸 「95의료보험통계연보」에 따르면 얼마든지 그런 일이 가능하다. 문제의 통계연보에는 95년 한햇동안 △유방암에 걸린 남자 환자 진료 9백50건 △남자 외음부암 진료 8백12건 △남자 자궁경부암 진료 2백21건 △남자 질암 진료 1백97건으로 버젓이 기록돼 있다. 또 여성의 경우도 △전립선암 진료 2백26건 △음경암 진료 86건 △고환암진료 47건이라는 어이없는 통계를 제시하고 있다. 더욱이 이 통계는 자궁경부암에 걸려 진료받은 남자 어린이가 1∼4세는 13건, 5∼9세는 10건으로 기록돼 있다. 이같은 「웃기는 통계」는 그러나 단순히 웃고 지나갈 문제가 아니라는데 진짜 문제가 있다.지난 77년부터 해마다 발행되고 있는 「의료보험통계연보」는 각종 의료관련 정책수립의 기본자료로 활용되기 때문에 이같은 엉터리 통계가 야기하는 문제가 심각하다는 게 의료인들의 지적이다. 실제로 의료보험연합회의 통계를 검토없이 그대로 인용하는 바람에 지난해 12월 보건복지부가 펴낸 「96 보건복지통계연보」에는 국내에서 한번도 발생한 적이 없는 페스트와 황열병 진료 건수가 각각 7백95, 5백93건으로 기록되기도 했다. 의료보험통계연보는 의보조합 등 관계기관과 각 대학 도서관 등에 배포되며 외국 관련기관에도 보내지기 때문에 자칫 국제적 망신을 당할 수도 있다. 한편 의료보험연합회측은 이에 대해 『병의원에서 의보조합으로 진료비를 청구할 때 잘못 기재했을 수도 있고 통계처리 과정에서 컴퓨터에 입력을 잘못 했을 수도 있다』며 『진료건수가 1억8천여만건에 이르다 보니 이같은 오차는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김세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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