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스로]농구대잔치 『감초』 염철호씨

  • 입력 1997년 1월 9일 20시 49분


「李 憲기자」 그의 한마디에 잠잠하던 스탠드가 후끈 달아오르고 함성이 터져 나온다. 과열 된 코트의 열기를 진정시키고 숨은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내는 것도 그의 몫이다. 「농구코트의 재담꾼」 염철호씨(62). 환갑을 넘긴 나이에 무보수로 농구대잔치 장내아나운서로 일해오고 있는 그는 겨울철 농구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감초같은 존재다. 경기시작전 감칠맛 나는 말씨로 출전선수와 코칭스태프를 소개하는데서 시작되는 그의 「업무」는 경기 중간중간 팬들이 궁금해 하는 내용에 대한 해설로 이어진다. 선수들에게 지친 기색이 보일 때마다 격려의 박수를 유도하는 멘트는 그의 단골메뉴. 빅이벤트가 열리는 날이면 경기시작 한두시간전에 입장한 팬들이 지루해 하지 않도록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내는 데도 신경을 쓴다. 염씨의 농구와 관련한 공식직함은 대전농구협회 부회장. 아파트관리를 전문으로하는 회사의 사장이 본업이지만 장내아나운서일이 좋아서 「곁길」로 들어섰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지난 50년대 성동고와 중앙대에서 선수생활을 한 뒤 한때 고교에서 역사교사로 근무하다 농구에 대한 열정을 식히지 못해 지도자의 길로 들어섰다. 이화여고코치를 시작으로 80년대말까지 여자실업팀인 신용보증기금 감독을 지냈다. 장내마이크를 처음 잡은 것은 농구대잔치 출범 첫해인 지난 83년. 초창기 농구에 대한 홍보부족을 절감하고 팬서비스차원에서 2년간 봉사한뒤 95년에 복귀, 3년째를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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