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간부 영장청구 유보배경]검찰 『시들』 일단 관망

입력 1997-01-08 20:18수정 2009-09-27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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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河宗大·金正勳기자」 검찰이 민주노총의 재파업과 관련해 8일 민주노총 지도부와 전국 대규모단위사업장 노조간부 30여명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려던 당초 방침을 일단 유보한 것은 노동계의 재파업 강도가 예상보다 약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검찰은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기 위한 명분을 축적하기 위해 지난 6일과 7일 權永吉(권영길)민노총위원장 등 2백여명에게 소환장을 보내는등 예정된 수순을 밟아왔다. 그러나 파업에 돌입한 울산 창원 광주 등 전국 대규모 사업장의 파업상황을 점검한 결과 대부분의 사업장에서 정상조업 또는 부분조업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자 이날 오전 갑자기 영장청구방침을 유보했다. 검찰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의 경우 부분조업이 이뤄지고 있고 현대정공은 85% 조업상태라는 것. 또 현대중공업은 이날부터 정상조업에 들어갔고 미포조선 현대강관 현대종합목재 등은 이미 정상조업 중이라는 것이다. 파업에 들어간 병원들도 수술실 응급실 등에서는 노조원들이 정상근무를 하는 등 병원운영에 큰 지장은 없는 상황이라고 검찰은 밝혔다. 대검공안부의 한 관계자는 『현재의 파업추세를 보면 각 사업장의 파업참가인원이 다소 줄어드는 양상을 보이는 등 진정국면에 접어들 가능성도 없지 않다』며 『꺼져가는 불에 굳이 기름을 부을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파업주도자에 대해서는 언제라도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수 있는 만반의 준비가 돼있다』며 『다만 파업이 수그러드는 기미를 보이고 있어 당장은 상황을 좀더 지켜보자는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그러나 민주노총 지도부에 대해서는 이날 오후의 내무 법무 노동 3부장관의 파업중단촉구담화에도 불구하고 투쟁방침을 바꾸지 않을 때는 9일이나 10일경 예정대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한다는 방침이다. 그리고 단위사업장 노조간부들에 대해서는 선별적으로 영장을 청구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민주노총의 파업지시가 실제 단위사업장에 잘 먹혀들지 않는 움직임이 나타남에 따라 민주노총 지도부와 단위사업장을 「격리」하겠다는 차별화전략으로 풀이된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파업은 민주노총이 단위사업장을 억지로 끌고 가는 양상이어서 민주노총 지도부를 무력화시키는 것 만으로도 파업이 수그러들 것』이라고 밝혔다. 즉 이날 영장청구 유보가 이번 파업에 대한 기본방침을 1백80도 바꾼 것은 아니며 노동계의 반발을 최소화하면서도 파업확산을 효과적으로 막겠다는 계산에 따른 일시적 후퇴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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