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으며 산다/父子갈등]높아가는 벽…멀어지는 情

  • 입력 1997년 1월 6일 20시 12분


「曺炳來기자」 『숙제를 물어보면 그것도 모르느냐며 신경질만 낸다』 『아빠는 요즘 인기있는 노래를 이해도 못하고 TV의 쇼프로그램도 못보게 한다』 최근 월간 「아버지와 가정」지에 실린 아버지에 대한 자식의 불만내용이다. 요즘 아버지와 자식은 물과 기름의 관계인가. 부자간에 아예 대화도 없이 겉돌고 있는 가정이 적지않다. 신광영씨(46·회사원)도 중학2년생인 큰아들과 얘기해본 지 오래다. 신씨는 직장업무에 시달려 거의 매일 늦게 귀가하는 데다 아들과 얘기하지 않고 지내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있다. 가끔 아들이 말썽을 부리면 신씨는 『애를 왜 저렇게 키웠어』라며 아내에게 질책만 할 뿐이다. 대기업 이사인 최선홍씨(48)는 고교2년생인 아들의 대학진로문제로 요즘 서로 서먹서먹하다. 화려해보이는 TV탤런트가 되려는 생각때문인 듯 아들은 연극영화과에 가려고 한다. 최씨는 『아들의 장래를 고려해 반대했으나 생각을 바꿀 수 있도록 설득할 자신은 없다』며 『얼마전부터 아들은 나에게는 얘기하지 않고 제 어머니에게만 말한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성균관대 김순옥교수(가족학)는 『산업사회가 되면서 아버지는 가족을 굶기지 않는데에 온 힘을 쏟아온데다 전통사회의 가부장적인 권위의식까지 남아 있어 아버지와 자식간의 대화단절이 심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청소년은 자의식이 생기며 비판적인 언행을 하지만 아버지는 이를 자신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여 무조건 억누르려고 한다. 이런 상황이 되면 자식은 아버지에게 아예 말을 하지않는 경우가 많다고 김교수는 설명했다. 가정에서 아버지의 존재가치를 살리기 위한 모임도 만들고 자식과 함께 그런 행사에 참가하는 아버지들도 있다. 그러나 대화가 끊긴 자식을 어떻게 대해야할지 막막해하는 아버지가 의외로 많다. 가족상담전문가들은 우선 아버지는 자식의 세계를 이해하려는 자세를 가져야한다고 조언한다. 자식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듣고 의견차이가 있을 때에는 아버지의 견해와 입장을 솔직히 말해 자식의 이해를 구하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바쁘더라도 짧은 시간이나마 약속을 해 자식과 이야기할 기회를 갖도록 해야 한다. 이때 아버지가 바쁜 이유를 얘기해주도록 한다. 「좋은 아버지가 되려는 사람들의 모임」은 구체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좋은 아버지가 되는 방법 다섯가지를 다음과 같이 제안했다. △자녀 앞에서 부부싸움을 하지 말라 △자녀와의 약속은 반드시 지켜라 △자녀를 남과 비교해 말하지 말라 △손으로 때리거나 감정섞인 매질은 하지 말라 △지난간 잘못을 들추어 야단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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