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외길]방송 외화번역작가 박찬순씨

입력 1996-10-22 20:03수정 2009-09-27 15:01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申福禮기자」 번역이 올들어 갑자기 인기직종으로 떠올랐다. MBC아카데미 등 각 방송사 외화번역반이 10대1의 경쟁률을 보였고 지난 20일 번역능력인정시험에는 9천 여명이 응시했다. 그러나 외화번역 20년 경력에 「하버드대의 공부벌레들」 「맥가이버」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를 번역, 주가를 올린 박찬순씨(50)는 문의전화에 손부터 휘휘 내 젖는다. 『번역작가의 형편이 너무 열악하기 때문이죠』 방송 러닝타임 10분당 고료 9만원. 「로맨틱 코미디 최고의 번역작가」 「최고참 여성 번역작가」로 꼽히는 박씨같은 고참도 장편영화 1편에 겨우 1백만원을 받는다. 그런데 1편 번역에 박씨는 최소한 10일 이상을 씨름한다. 단어 하나문장하나를붙 잡고밤을 지샌다. 한달에 많이 해야 2편. 『방송 외화는 더빙하기 때문에 배우가 말을 하는 시간에 맞게 번역해야 합니다. 원작의 뉘앙스를 살리면서 자연스러운 우리말 대사를 만드는 게 열쇠지요』 영화를 부둥켜 안고 지샌 지난 20년 세월은 한마디로 「고3 생활」. 입을 맞추기 위해 방송국에서 화면을 보며 밤새워 작업을 해야 했다.『번역은 세계와의 다리를 놓는 역할입니다. 그런데 영화나 비디오에 엉터리 번역이 얼마나 많습니까. 문화의 다리를 무너뜨리는 거죠. 적은 돈으로 후려치니까 정말 「아무나」 와서 그런 돈을 받고 번역하죠. 이제는 문화소비자 스스로 자신들이 누려야 할 권리를 주장해야 합 니다』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