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성향의 일본 산케이신문이 8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나아가 나루히토(德仁) 일왕의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를 요구하는 내용의 사설을 실어 논란이 일고 있다.
극우 성향 산케이는 이날 ‘야스쿠니 창건 150년, 아베 총리는 참배 재개를’이란 제목의 ‘주장’(사설)을 통해 “일본은 전후(제2차 세계대전 패전 후) 일관되게 평화와 민주주의를 존중하고 옹호해왔다. 야스쿠니 참배를 전쟁을 찬양하는 것처럼 비판하는 건 잘못”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야스쿠니 신사는 도쿄 지요다(千代田)구에 있는 일본 최대 규모의 신사로 도조 히데키(東條英機) 등 2차 대전 ‘A급’ 전범 14명을 비롯해 일본이 벌인 각종 전쟁에서 사망한 군인·민간인 등 246만여명의 위패가 안치돼 있어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으로 불린다.
광고 로드중
산케이는 “그래서 (패전 후) 미 군정기는 물론 그 이후에도 일왕이나 총리·각료 등의 참배가 이뤄졌었다”면서 “그런데 쇼와(昭和) 일왕(히로히토(裕仁)·1926~89년 재위) 후기 이후 한중 양국의 간섭 등으로 참배가 정치 문제화하면서 일왕의 참배가 끊기고 총리도 다수 참배를 자제했다”고 주장했다.
산케이는 특히 아베 총리가 재집권 이듬해인 2013년 12월 야스쿠니 신사 참배 때 “다시는 전쟁의 참화에 의해 사람들이 고통 받지 않는 시대를 만들겠다는 맹세·결의를 전하기 위해”라고 말한 사실을 거론하면서 “그 신념에 변함이 없다면 지난 5년 반 동안의 참배 보류는 유감”이라며 참배 재개를 요구하기도 했다.
아베 총리는 2013년 야스쿠니신사 참배 뒤 국제사회로부터 비판 여론이 일자 이후엔 매년 봄가을 예대제(제사) 때나 일본의 2차 대전 패전일(8월15일)에 공물(마사카키)을 보내는 등의 방법으로 참배를 대신해왔다.
산케이는 “전쟁 체험자가 지금보다 훨씬 많았을 때처럼 총리의 참배를 ‘보통’의 광경으로 되돌려놔야 할 것”이라며 “그래야 일왕의 참배 부활을 위한 환경 정비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즉, 일왕의 야스쿠니신사 참배 재개를 위해서라도 아베 총리가 먼저 참배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광고 로드중
도미타 메모란 ‘히로히토 전 일왕이 야스쿠니신사의 A급 전범 합사를 반대했고 그래서 참배를 중단했다’는 내용이 담긴 도미타 도모히코(富田朝彦) 전 궁내청 장관의 메모다. 도미타 전 장관은 1988년 4월 암 투병 중이던 히로히토가 자신에게 이 같은 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태평양 전쟁의 장본인이기도 한 히로히토는 1975년 11월까지 모두 8차례 야스쿠니를 참배했지만 1978년 A급 전범 합사 뒤엔 발길을 끊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