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年1.5% 동결 “투자 둔화에도 견실한 성장세… 당분간 물가압력 크지 않을 것 유가 상승-신흥국 위기 확산…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 제한적”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시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24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1.50%로 동결한 뒤 경기가 양호하지만 고용은 부진하다고 지적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한은은 24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50%로 동결했다. 금통위는 “국내 경제가 견실한 성장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당분간 물가상승 압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기준금리 동결 이유를 밝혔다.
이 총재는 금통위 후 기자간담회에서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이 현재 경기가 침체 국면 초기에 있다고 말한 이후 정부와 민간 전문가들 사이에 엇갈리는 경기 상황 분석에 대해 “양호한 흐름”이라고 못 박았다. 이 총재는 “국내 경제는 설비투자가 다소 둔화됐지만 소비와 수출이 양호한 흐름을 보이면서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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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경기 전망에 대해서는 “투자가 둔화되겠으나 소비는 꾸준한 증가세를 이어가고 수출도 양호한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고용 부진은 문제라고 봤다. 이 총재는 “3개월 연속 취업자 수 증가폭이 10만 명대 초반에 그치고 있어 고용 상황이 부진한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고용 부진의 원인으로는 “최저임금을 인상하면 고용이 줄어드는 것은 이론에도 나와 있다”면서 “최근 고용부진은 최저임금 영향과 일부 업종의 구조조정, 기저효과 등이 혼재돼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다만 최저임금 인상이 구체적으로 고용 상황에 얼마나 영향을 줬는지는 언급을 피했다.
이 총재는 이어 ‘2020년 최저임금 1만 원 공약의 속도 조절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속도 조절이 논의되고 있고 기업이나 사업주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해 충분한 논의를 거쳐 결정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물가 상승 우려에 대해서는 경기 침체와 물가 급등이 동시에 일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이 총재는 “국제유가 상승세가 지속되더라도 물가가 급등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스태그플레이션(경제 불황기에 물가 상승)으로 진입할 것으로는 예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근 국제유가가 상승하고 아르헨티나 등 신흥국의 금융시장이 불안하지만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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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