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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만에 사라진 메르켈-피용 대세론… 獨-佛 선거 요동… 러시아도 긴장

입력 | 2017-02-08 03:00:00

獨 사민당, 10년만에 지지율 선두… 메르켈 4선 저지 ‘대항마’ 부상
佛 ‘친러’ 피용 낙마위기 처하자 러, 마크롱 흠집내기 ‘물밑 지원’




지난달 23일 보수 정당 출신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프랑수아 피용 프랑스 공화당 대선 후보가 독일 베를린에서 만날 때만 해도 두 사람은 각각 올 9월 총선과 4월 대선에서 무난히 승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2주 만에 둘은 여론조사에서 각각 2, 3위로 처지면서 양국 선거판이 요동치고 있다. 강력한 ‘대항마’가 등장하면서 그들의 가장 큰 강점인 ‘대안 부재론’에 따른 반사이익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메르켈은 6일 자신이 소속된 기독민주당과 자매 보수당인 기독사회당과의 공동 총리 후보가 됐다. 메르켈과 호르스트 제호퍼 기사당 대표는 이날 뮌헨에서 회동을 하고 메르켈을 만장일치로 공동 총리 후보로 지명하기로 했다. 그러나 같은 날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전문기관 ‘인자’가 공개한 정당지지도 조사 결과 야당인 사민당이 31%를 얻어 집권 기민-기사당 연합(30%)을 제쳤다.

중도좌파 성향의 사회민주당은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가 집권하던 2002년 총선 이후 15년간 기민-기사당 연합에 승리한 적이 없다. 최근 10년간은 여론조사에서조차 이겨 본 적이 없다. 마르틴 슐츠 전 유럽의회 의장이 사민당의 대선 후보가 되면서 그동안 난민 문제로 피로감이 커진 메르켈의 지지율을 잠식하고 있는 것이다.

부인을 14년간 보좌관으로 허위 채용해 공금을 횡령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프랑스 피용은 6일 파리 선거대책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내 채용 과정에 불법은 없었다”며 “나는 대선에서 이길 후보”라며 완주 의지를 고수했다. 그러나 여론조사 응답자의 70%가 피용의 후보직 사퇴를 요구하고 나서자 당내에서는 경선에서 2위를 했던 알랭 쥐페 전 총리로 후보를 교체하자는 의견이 솔솔 나오고 있다.

덩달아 러시아도 긴장하고 있다. 그동안 여론조사 1, 2위를 달려온 르펜과 피용 모두 친러시아 성향이어서 마음을 놓고 있었지만 피용의 몰락으로 제3지대의 친유럽연합(EU) 성향인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가 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적극적인 음해 공세에 나선 형국이다.

러시아 국영방송에서 선동으로 유명한 앵커 드미트리 키셀료프는 심야 토크쇼에서 “마크롱은 학창 시절 교사와 결혼했는데 그의 성적 정체성에 대한 루머가 많다”며 “선거 캠페인 자금 12만 유로의 출처에도 의문점이 많다”고 바람을 잡았다. 국영 통신사 스푸트니크는 “투자 은행 출신의 마크롱이 은행 로비용 미국의 대리인이 될 수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썼다. 워싱턴포스트는 마크롱이 유력 후보로 급부상한 이후 다수의 괴소문에 시달렸는데 그 출처는 러시아 국영 매체나 친러시아 세력이었다고 보도했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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