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회 앞둔 국내 대중 과학강연 원조 ‘금요일에 과학터치’]
2007년 2월 23일 서울역 KTX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1회 ‘금요일에 과학터치(금과터)’에 참석한 시민들(맨위 사진). 금과터는 매주 금요일 저녁 서울, 대전, 대구, 광주, 부산 등 5개 지역에서 동시에 개최되며, 올해 11월 2000회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 4월 열린 광주 금과터에서 한 초등학생이 과학 키트를 이용해 만들기를 하고 있다. 한국연구재단 제공
초등학교 5학년부터 과학고 진학 전까지 4년 동안 130회 넘게 ‘금요일에 과학터치(금과터)’에 참석한 이성엽 군(16·부산과학고)은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금과터는 한국연구재단이 매주 금요일 저녁 서울, 대전, 대구, 광주, 부산 등 5개 지역에서 동시에 개최하는 대중 과학 강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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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과터가 올해 11월 2000회를 앞두고 있다. 2007년 2월 서울역 KTX 대회의실에서 최순자 인하대 화학공학과 교수(현 인하대 총장)가 1회 강연자로 나서면서 대장정이 시작됐다. 최철원 한국연구재단 홍보실장은 “당시만 해도 과학자가 직접 대중과 만나는 과학 강연은 없었다. 금과터가 사실상 대중 과학 강연의 시초”라고 말했다.
꼬박 9년을 넘기면서 진기록도 많이 세웠다. 현재까지 서울 403회 등 지역별로 320회 이상 진행해 오늘로 1894회를 기록하게 되며 매주 열릴 때마다 국내 최장수 과학 토크 콘서트 기록을 갈아 치우고 있다. 지난해까지 강연 누적 참석자는 18만 명을 돌파했고, 회당 평균 100명이 강연장을 채웠다.
매주 금요일 오후 6시 30분이면 어김없이 서울은 종로구 정독도서관에서, 대전은 유성구 대전교육과학연구원에서, 대구는 중구 중앙도서관에서, 광주는 동구 교육과학연구원에서, 부산은 해운대구 센텀시티 부산디자인센터에서 금과터가 동시에 시작된다.
이 군은 2012년 김승환 포스텍(포항공대) 물리학과 교수(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의 강연을 듣고 영감을 얻어 국립중앙과학관이 주최하는 ‘한국학생창의력올림픽’에 ‘Creative7’팀을 꾸려 참가해 금상을 받았다. 이 군은 “금과터에서 만난 과학자들과 지금까지도 인연을 이어 가며 학업과 진로 설계에 꾸준히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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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를 43건 출원해 ‘고교생 발명왕’으로 이름을 날리며 올해 창업인재전형으로 울산과학기술원(UNIST)에 입학한 김범 군(18)은 부산 대광발명고 재학 당시 금과터에서 발명 아이디어를 다수 얻었다. 지난해 김 군은 우수한 발명 성과로 교육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중학생 때 금과터를 꾸준히 찾았다는 이강현 군(16·부산일과학고)은 “금과터 강연 내용을 바탕으로 자료를 찾다 보면 자연스럽게 연구 논문까지 읽게 돼 과학고 진학에 도움이 됐다”며 “과학자에게 직접 자유롭게 질문할 수 있고 과학이 실생활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 알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 5개 지역 모두 찍은 ‘명예 강연자’ 4명
강연자 가운데는 금과터가 열리는 5개 지역을 모두 돌아 ‘명예의 전당’에 오른 과학자도 있다. 지금까지 총 4명이 ‘명예 강연자’로 감사패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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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명예 강연자 3호가 된 김대은 연세대 기계공학부 교수는 “금과터는 과학자를 꿈꾸는 청소년이 과학 연구를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의 장이라고 생각한다”며 “명예 강연자가 됐지만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계속 강연자로 참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송경은 동아사이언스 기자 kyunge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