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극 지원 나선 기업들
지난 10년간 전통시장 상인들은 대형마트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쳐 왔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도 막대한 재정 투자로 전통시장 살리기에 앞장서 왔다. 하지만 전통시장의 꺼진 엔진을 되살리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지금까지의 시장살리기 대책이 시설 현대화와 같은 하드웨어 투자에 치중됐기 때문이다.
전통시장이 대형유통업체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현대식 마케팅과 고객관리, 수준을 한 단계 높인 고객서비스 등 소프트웨어의 진화가 절실하다. 기업들은 이 같은 전통시장의 ‘갈증’에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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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인들의 반응도 뜨겁다. 이 같은 첨단 IT 기기를 활용하면 전통시장에서도 대형마트처럼 손님 개개인의 기호에 맞춘 ‘타깃 마케팅’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림시장에서 한복집을 운영하는 ‘옥진주단’의 구정아 사장은 “스마트폰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능을 활용하면 사진이나 동영상을 직접 올릴 수 있고 즉석에서 주문을 받을 수 있다”며 “기업들이 도와준 덕분에 매출이 30% 정도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전통시장과 대립 관계였던 대형 유통업체도 전통시장과의 슬기로운 상생 사례를 만들었다. 파주 이마트는 경기 파주 금촌시장과 상생활동의 일환으로 한 달에 두 번씩 쉬게 돼 있는 의무휴무일을 탄력적으로 조정했다. 5일장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시점에 이마트가 쉬면 좋겠다는 상인회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 이에 따라 이마트는 매월 둘째 넷째 주 일요일로 정한 휴무일을 매월 6일과 21일로 바꿨다.
롯데백화점은 서울 중구 약수시장과 상생협약을 체결하고 고객응대법 등 백화점식 서비스와 점포관리 요령을 정기적으로 전수해 주고 있다. 롯데백화점 서비스아카데미의 프로 강사들이 상황별 인사 요령, 농·수산물과 가공품 진열관리, 단골 많은 집의 응대 노하우, 손님을 놓치는 실수, 서운한 손님의 마음을 풀어 주는 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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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인 한국마사회는 제주 동문재래시장과 자매결연을 하고 서울 본사와 부산, 제주 지역본부의 직원식당 식자재를 이 시장에서 구매하고 있다.
김창원 기자 chang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