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산지는 19일 성명을 통해 “에콰도르 대사관에 도착해 외교적 보호와 정치적 망명을 요청했다”고 밝혔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이 보도했다. 이에 대해 리카르도 파티뇨 에콰도르 외교장관은 “에콰도르 정부는 어산지의 망명 요청을 받아들일지 검토 중”이라며 “그동안 어산지는 에콰도르 정부의 보호 아래 대사관에 머물 것”이라고 밝혔다.
어산지의 망명 신청은 스웨덴으로의 송환 위기를 피하기 위한 것이다. 호주 국적의 어산지는 2010년 8월 스웨덴에서 여성 2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국제 수배됐으며 그해 12월 영국에서 붙잡힌 뒤 보석 상태로 런던에서 머물며 재판을 받아왔다. 영국 대법원은 이달 14일 어산지가 낸 스웨덴 송환 결정 재심 요청을 최종 기각했다. 2010년 25만 건이 넘는 미국 외교문건을 폭로한 어산지는 “스웨덴으로 송환되면 미국으로 넘겨져 사형 등의 간첩죄 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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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의 호세 미겔 비방코 이사는 “언론자유를 주장하던 어산지가 쿠바와 함께 남미에서 언론자유가 가장 열악한 에콰도르에 망명을 신청한 것 자체가 아이러니”라고 말했다. 또 어산지의 망명 신청으로 반미 노선을 분명히 하고 있는 에콰도르와 미국 간의 외교적 긴장이 더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