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 직원들은 그에게 “안됐다”며 “이사를 가라”고 권했다. 창업을 틀어막는 규제의 한 단면이다. 게임 등록과 주차장 지붕에 상관관계가 있을 줄 정 씨는 미처 몰랐다. 그가 지난해 미국 앱스토어에 게임을 등록할 때는 클릭 몇 번으로 끝냈다. 누리꾼과 게임업계 종사자들은 “(훗날 성공한 미국의 개발자들처럼) 차고에서 게임을 만들다가는 잡혀가는 것 아니냐”는 댓글로 규제 실상을 비꼬았다. 게임위는 “불편한 점이 생긴 데 대해 유감”이라며 “게임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등급 분류를 민간자율로 할 수 있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일이 잘못된 뒤 법 개정 타령은 관공서의 ‘18번’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10일 라디오 연설에서 “페이스북을 창업한 미국의 마크 저커버그가 우리나라에서도 나올 수 있도록 열린 환경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창의적 벤처기업을 좌절하게 만드는 실핏줄 규제들이 살아있는 한 ‘한국판 저커버그’는 나오기 힘들다. 이 대통령이 ‘G20 세대’로 꼽은 박지영 컴투스 사장도 국내 게임 규제가 험난해 해외로 눈을 돌린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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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권희 논설위원 koni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