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3인 선재는 올 겨울이 유독 힘들다. 겨울이 시작되고서부터 한번 시작된 감기가 낫지 않는 것이다. 건조하고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연신 콧물과 재채기를 쏟았다. 으레 코감기려니 생각하고 병원을 찾아 약을 먹였지만, 다 나은 것 같아 치료를 멈추면 일주일도 채 안 돼 다시 아침저녁으로 콧물을 보였다. 늘 코맹맹이 소리에 밤에 자려고 눕기만 하면 기침을 많이 하고 코피 흘리는 일도 잦았다. 모처럼 겨울 방학이라고 여행을 갔다가 기침 때문에 밤을 꼴딱 새고 아침 일찍 서울로 돌아오는 일까지 생겼다.
한 달 이상을 코감기에 시달린 선재는 비염과 부비동염(축농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사실 비염이나 축농증이 처음 시작되면 엄마는 이것이 비염인지, 단순한 코감기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비염이나 부비동염의 증상이 미열, 콧물, 코 막힘, 기침 등 일반적인 감기 증상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침저녁으로 콧물과 재채기를 쏟고, 눈과 코를 비비고, 유독 밤에 누웠을 때 기침이 심하거나, 코피나 코골이, 코맹맹이 소리가 있고, 감기에 걸렸다 하면 코감기일 경우 비염은 아닌지 의심해본다. 아이누리 한의원 안산점 이주호 원장은 “가끔 콧물이 보이지 않는 비염도 있어 치료를 놓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아이는 그르렁거리며 숨을 쉬거나 코로 킁킁거리는 소리를 내기도 하는데, 이것은 밖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뒤쪽으로 넘어가는 콧물이 많아졌거나 점막과 림프절의 부종 때문에 보이는 증상”이라고 말한다.
콧물 안 보이는 비염, 방치하다간 축농증까지
비염은 일반적인 코감기보다 콧물이 지나치게 많이 분비되는 대표적인 질병이다. 이때 비염의 콧물은 코 밖으로 흐를 수도 있고, 코 안으로 흘러 목구멍 뒤쪽으로 흐를 수도 있다. 밖으로 흘러야 하는 콧물이 코 뒤로 넘어가 목으로 넘어가는 것을 후비루라고 하는데, 농도가 짙은 콧물이 뒤로 넘어가기 시작하면 이미 아이의 코 점막에 질병이 생긴 것으로 봐야 한다. 비염이 있던 아이의 콧물이 사라지면 엄마들은 다 나은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불편함을 표현하지 못하는 아이는 더 괴로워진다. 이런 경우 방치하면 축농증이 생기거나 다른 2차적인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비염은 오래 지속되면 예민해진 상하기도의 점막, 뒤로 넘어가는 콧물 때문에 목 뒤쪽 인후두의 위아래에 빈번한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 이것은 아이의 호흡을 불편하게 해 체내 산소량이 모자라 오래 지속되면 심장에 부담을 줄 수도 있다”는 것이 아이누리한의원 이주호 원장의 얘기. 또한 전신 피로감이나 권태감, 두통, 수면 부족, 집중력 저하 및 성장부진 등도 따라올 수 있어 아이의 신체발달이나 정신발달, 학습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소아 비염, 10세 전 조기 발견과 치료해야
이 때문에 이주호 원장은 “성장기 아이들의 비염은 면역의 성장과 안정이 이루어지는 초3, 즉 10세 이전에 조기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한의학에서는 비염이 체질상 폐장의 기운을 약하게 타고 나거나, 찬 공기를 이겨낼 만한 내부적인 에너지가 부족한 사람에게서 많이 나타난다고 본다. 최근에는 스트레스나 허열, 속열 등으로도 발생하고 있다. 한방에서는 폐장과 위장을 중심으로 기운을 보강할 수 있는 오미자, 계지, 마황 등이 들어간 소청룡탕이나 황기, 인삼 등이 들어간 보중익기탕, 속열이 중심이 되어 있을 경우는 양격산화탕 등을 주로 처방한다. 증상은 같더라도 체질에 따라 약재나 처방의 흐름은 달라질 수 있다.
한방 치료의 장점은 비염 증상을 치료하고 체력을 보강하는 한약 처방과, 코 기능을 원활하게 해주는 침까지 활용한다는 것이다. 영향(迎香)혈(콧병의 대표 혈자리로서 콧날개 양쪽에 위치)과 상성(上星)혈(이마 정중앙, 머리카락이 시작되는 부위)에 함께 침을 놓으면 코 막힘, 코피 등이 좋아진다. 아이들에게는 자극이 적은 무통침이나 소아침이 사용된다.
tip 콧물 코막힘 해결하는 경혈 마사지
콧방울 자극하기 | 양쪽 콧방울 바깥쪽으로 움푹 들어간 곳을 영향이라고 하고, 양 눈썹 사이 가운데를 인당이라고 한다. 이 자리를 10회 이상 꾹꾹 눌러서 자극해준다.
콧대 쓸어 올리기 | 코가 솟아있는 부위에서 콧잔등의 양쪽을 엄지와 검지로 잡은 다음 아래에서 위로 쓸어 올려준다. 꾹꾹 누르면서 올라가는 것을 2~3번 정도 마사지 해준 후 아래에서 이마 쪽으로 쓸어 올려준다.
■ 도움말: 아이누리한의원 안산점 이주호 원장
<본 자료는 해당기관에서 제공한 보도 자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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