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카셴코 79.7% 득표 4선… 1994년부터 철권통치 악명
루카셴코 대통령은 개표 결과 79.67%의 득표율로 당선됐다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20일 밝혔다. 2위 후보자의 득표율은 2.56%에 불과했다.
그러나 19일 야당 지지자 등 시민 4만여 명은 수도 민스크 시내에서 “투표용지 관리와 선거구 감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대규모 부정투표가 행해졌다”면서 루카셴코의 하야를 촉구했다. 이들은 국기를 흔들며 “자유를 위하여” “벨라루스여 영원하라”라고 외쳤다. 외신에 따르면 이날 시위는 1996년 이래 가장 큰 규모다. 이번 대선은 국제참관단 1000여 명이 투표 과정을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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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주요 야당 후보인 블라디미르 네클랴예프 씨는 시위 도중 경찰에게 폭행을 당해 응급차로 병원에 이송됐다고 부인 올가 씨가 밝혔다. 네클랴예프 후보는 심각한 뇌진탕 증세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은 “시위 과정에서 경찰에게 심하게 맞아 혼절한 네클랴예프 후보가 담요에 싸여 옮겨졌으나 현재 어디에 있는지 파악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독립광장에서는 늦은 밤까지 시위대 2000여 명이 경찰과 대치하며 집회를 열었다.
야당 관계자들은 안드레이 사니코프 후보 등 야당 대선후보 4명과 시위 참가자 수백 명이 20일 경찰에 체포됐다고 전했다. 유럽연합(EU)은 체포된 야당 지도자들을 석방하라고 벨라루스 정부에 촉구했다. 캐서린 애슈턴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이날 성명을 통해 “야당 지도자들에 대한 폭행과 구금 사태를 규탄한다”며 즉각적인 석방을 요구했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