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림대 한강성심병원, 화상 환자 연령대별 유형 10년 조사
건조한 시기엔 화상 환자가 많이 발생한다. 화상은 누구나 늘 주의해야 하지만 연령별로 각별히 조심해야 할 화상이 구별된다.
한림대 한강성심병원화상센터가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화상 환자 1만8909명을 조사한 결과 △30∼50대는 화염화상 △10대 미만은 열탕화상 △10, 20대는 접촉화상을 가장 주의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화상은 30, 40대에 가장 많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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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염화상’은 30∼50대 청장년층에서 가장 많이 나타난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40대가 49.2%(1646명)로 가장 많았고 30대가 47.6%(1540명), 50대가 46.6%(987명) 순이었다.
화염화상은 화재나 가스 폭발로 입는다. 대부분 밀폐된 공간에서 일어나므로 고온열기, 이산화탄소, 연소물질 흡입 등으로 흡입화상이 함께 발생한다. 보통 급속한 기도 폐쇄가 나타나지만 몇 시간이 지난 후에 흡입화상 증상이 발현되는 경우도 있다.
○ 열탕화상은 10대 미만
어린이들은 멋모르고 정수기에서 뜨거운 물이 나오는 버튼을 누르다 열탕화상을 입기 쉽다. 정수기 온수는 섭씨 85도로 1초만 닿아도 큰 화상을 입을 수 있다. 온수가 나오는 곳에 안전장치를 하는 게 바람직하다.사진 제공 한림대 한강성심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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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100도에 가까운 수증기는 일반적인 열탕화상보다 상처가 깊다. 뜨거운 기름은 온도가 176.6도나 되므로 잠깐만 접촉해도 큰 화상을 입는다.
어린이 중 특히 4세 미만 영유아(44.2%)에게서 많이 발생한다. 열탕화상 시 화상 원인을 즉시 제거하고 생리식염수(2분 이내)나 흐르는 차가운 물(10∼15분)로 식혀준다.
전욱 한림대한강성심병원 화상센터 소장은 “맞벌이의 증가, 핵가족화로 영아들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영아화상이 늘고 있다”며 “평상시 화상을 일으킬 수 있는 물건을 영아 손에 닿지 않게 치우고 응급처치법을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 접촉화상은 10, 20대
접촉화상은 20대(13.6%·293명)와 10대(11.7%·93명)에게서 많이 일어난다. 이는 활동량이 갑작스럽게 늘어나지만 접촉화상을 일으킬 수 있는 화기에 대한 주의가 부족하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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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도에서는 10초 동안, 60도에서는 5초 동안 접촉해도 깊은 2도 화상까지 진행한다. 40∼45도에서도 한두 시간 접촉하면 피부 화상이 일어난다. 손가락이나 관절 부위에 작은 부분이라도 화상을 입게 되면 화상이 깊고, 나중에 그 자리가 오그라들 수 있으므로 전문가와 상의해야 한다. 특히 어린이들은 반사 신경이 느려 뜨거운 물체를 떼어내는 속도도 느리기 때문에 더 큰 화상을 입을 수 있다.
○ 전기화상은 30, 40대
전기화상은 전기 관련 업무상 재해가 많이 일어날 수 있는 30대(12.4%·401명)와 40대(9.1%·305명)의 발생률이 높았다.
감전되면서 발생하는 화상으로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는 낮은 전압에서도 화상을 입을 수 있다. 전기에너지에 의해 심장의 부정맥을 유발시켜 심정지를 발생시킬 수 있다. 근육을 수축시켜 뼈가 부러지거나 빠질 수도 있다. 또 외견상 보이는 화상보다 조직 안쪽에 손상을 주는 경우도 많다.
전기화상은 전류가 피부를 관통하므로 3∼4도 화상이 된다. 전기화상을 입으면 환자를 즉시 전원에서 분리한 후 안전한 곳으로 옮기고 피부의 열을 식혀주면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쇼크가 온다면 화기를 식히면서도 전체적인 체온을 높여줘야 한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