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북 리처드슨 “한국 연평도훈련 관련 北에 자제 촉구”

“南北美 분쟁감시기구 제안”
CNN “김계관, 한반도 긴장 때문에 잠 못잤다고 말해”

북한을 방문 중인 빌 리처드슨 미국 뉴멕시코 주지사(사진)가 북한 측에 남북간 군사 핫라인 가동과 남북 및 미국이 참여하는 분쟁지역 감시를 위한 군사위원회 설립을 제안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8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리처드슨 주지사는 “19일 오전 박림수 북한 국방위원회 정책국장과의 회담에서 이를 제안했으며 박 국장은 두 제안에 개방적 태도를 보였지만 제안을 (공식적으로) 받아들이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리처드슨 주지사는 “그럼에도 이는 약간의 진전”이라고 평가하면서 “미 행정부의 대표 자격으로 방북한 것은 아니지만 이번 방북은 미 국무부의 승인하에 이뤄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의 사격훈련 실시 계획에 대해 박 국장이 직접적으로 답변하지는 않았고 위협적인 태도를 보이지도 않았다”며 “그는 적대적이지 않고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으며 현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동행취재를 한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인사들은 대응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이들 역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안이 현 상황의 긴장을 완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모습이었다”고 덧붙였다. CNN은 박 국장이 “6·25전쟁 당시 전사한 미군 유해 일부가 발굴됐다”며 유해 사진 일부와 한 미군 병사의 군번줄 인식표를 리처드슨 주지사에게 보여주면서 미군과 유해 공동 발굴 작업을 재개할 것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리처드슨 지사는 19일 성명을 통해 “북한 외무성 및 군부 고위 지도자 3명과 중요한 회담을 가졌다”며 “모든 회담에서 북한 측에 한국군의 예정된 군사훈련에 대해 최대한 자제할 것을 강하게 촉구했다”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CNN방송은 평양발 기사에서 리처드슨 주지사가 18일 북한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을 만나 1시간 반 동안 회담한 뒤 “이번 회담에서 내가 제안한 것이 받아들여진다면 한반도 위기는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김 부상은 이 자리에서 “한반도 긴장 때문에 어젯밤 잠을 자지 못했다.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고 말했다고 CNN은 전했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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