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식 걷어내고… 각국 대표연설 서면으로 대체알맹이 채웠다… IMF 구조개혁-환율 난상토론
8∼10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의 겉과 속이 예년과 확연히 달라져 그 결과에 국제적 관심이 쏠린다. 회의 형식이 각 나라 대표의 형식적인 연설을 없애고 실질적 토론 위주로 바뀌었고 회의 내용도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를 한 달여 앞두고 IMF 구조개혁과 미국 중국 간 환율전쟁의 전초전 양상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이희수 IMF 상임이사는 7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작년까지만 해도 187개 회원국 중 절반인 90여 개국의 재무장관이 5, 6분씩 대표연설을 하는 것이 회의의 핵심이었다”며 “올해는 대표연설을 서면으로 대체하고 다양한 주제별로 실질적인 토론을 한다”고 말했다. 회의 기간에 △세계경제 회복 방법 △대(對)아프리카 무역 문제 △저소득 국가의 부흥 전략 △글로벌 재정 및 금융 체제의 미래 △분쟁지역에 대한 투자 등을 주제로 난상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회의 참석차 워싱턴을 방문한 이주형 수협은행장은 “대표 연설을 하면 나라 간의 눈에 보이지 않는 세력 대결, 기 싸움이 있었다”며 “민간 은행장들은 재무장관 연설 때 총회장을 지키며 박수를 쳐주는 것도 중요한 역할 중 하나였다”고 말했다. 올해는 그런 형식적 행사의 거품이 빠져 관심 있는 회의 내용을 경청하고 업무 관련 파트너들을 만나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이 행장은 덧붙였다. 그도 이런 분위기에 맞춰 수행비서 없이 ‘나 홀로 출장’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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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니크 스트로스칸 IMF 총재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환율이 정책무기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이것이 현실화하면 글로벌 경제 회복에 심각한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한국대표인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번 총회를 G20 서울 회의의 성공을 위한 초석이 되도록 이끌면서 환율 논란이 주요 회원국 간 심각한 갈등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하는 이중의 부담을 지게 됐다.
워싱턴=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