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총리 도전 좌절… 오자와 막후정치 타격불법정치자금 의혹 기소땐 정치생명 위태로울 가능성
일본 민주당 정권의 최대주주인 오자와 이치로 전 간사장(사진)이 생애 첫 총리 도전에서 고배를 마셨다. 자민당에 몸담았던 1980년대 말부터 현직 총리보다 더 큰 권력을 행사하며 일본 정치를 주물러왔던 그였지만 정작 필생의 꿈인 총리와는 인연이 없었다.
그는 당 대표선거를 앞둔 14일 오전 지지자 모임에서 “오늘 선거는 나의 정치인생의 총결산”이라며 비장한 각오를 밝혔지만 결과는 완패였다. 당 소속 의원 3분의 1이 넘는 150명의 최대 그룹을 이끌면서도 권력 장악에 실패하고 비주류로 남게 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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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그의 향후 행보가 주목거리다. 민주당 분열과 정계 개편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오자와 전 간사장은 패배 후 “선거 결과에 승복하고 힘을 합치겠다”고 약속한 만큼 당분간 몸을 낮추겠지만 정계 개편의 때를 기다리거나 수면 밑에서 꿈틀거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의 정치 이력은 분당과 합당, 창당으로 점철돼 있다.
최대 고비는 다음 달 검찰심사회의 결정이다. 여기서 오자와 전 간사장의 불법 정치자금 의혹에 대해 기소 의결을 하면 정치생명 자체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 이 경우 여론과 반오자와 세력은 그의 정계은퇴를 요구할 수도 있다. 대표선거 직전까지 두 진영을 오락가락하다 결국 오자와 전 간사장 쪽으로 돌아선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의 영향력도 약해질 것으로 보인다.
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