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마약범죄 폭로하려던 여기자 살해 사주
영국 조직범죄수사단(SOCA)은 2일 네덜란드 경찰과 합동작전을 펼쳐 트레이너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외곽에서 체포했으며 조만간 영국으로 송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레이너는 원래 영국 런던에서 도난당한 무기명채권 거래 범죄로 7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던 중 잠시 가석방된 틈을 타 아일랜드로 도망쳤다. 트레이너는 여기서 열혈 기자 게린을 만났다.
당시 아일랜드에서 최고조에 달한 마약 범죄를 취재하던 게린은 더블린 갱단의 조직범죄를 폭로하는 기사를 준비하다 트레이너를 알게 된다. 그리고 그로부터 들은 갱단 두목 존 길리건에 대한 취재를 시작한다. 길리건과 트레이너의 온갖 협박 속에서도 기사를 준비하던 게린은 결국 1996년 6월 더블린 근교에서 차를 몰고 가다가 오토바이를 탄 괴한의 총격에 목숨을 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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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린이 살해된 뒤 아일랜드 국민은 마약반대 운동을 시작했고 긴급 국회가 소집돼 법원이 마약 용의자의 재산압류를 가능하게 하는 등 대대적인 법 개정이 이뤄졌다. 또 범죄자산관리국이 설립돼 범죄 용의자들의 출처가 불분명한 재산도 몰수할 수 있게 했다. 미한은 게린 살해죄로 아일랜드에서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당초 게린 살해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던 길리건은 살인교사 혐의는 벗었으나 대마 밀수죄로 28년 형을 선고받았다. SOCA 대변인은 “트레이너가 영국에서 남은 형기를 복역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