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유출은 미국 안위의 문제’ 오바마 첫 집무실 연설
“모든 것을 동원해 기름유출 사태에 맞서 싸우겠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5일 저녁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에서 두 달째 지속되고 있는 원유 유출 사태에 대해 대국민연설을 했다. 이날 오후 8시부터 18분 동안 진행된 연설은 저녁 황금시간대에 TV를 통해 생중계됐다. 오바마 대통령이 오벌 오피스에서 대국민 연설을 한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연설에서 “이번 사고는 미국 역사상 최악의 환경 재난”이라며 “멕시코 만에서의 삶이 송두리째 검은 원유의 위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사고를 일으킨 BP를 거듭 비난하면서 “우리는 BP가 초래한 모든 피해를 배상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멕시코 만으로 흘러든 수백만 갤런의 원유 피해는 마치 급속히 확산되는 전염병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그는 기름띠 피해에 직면한 4개 주에서 1만7000명 이상의 방위군을 조속히 방제작업에 투입할 것을 촉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석유회사에 대한 정부의 느슨한 감독을 지적하면서 광물관리청 쇄신과 재정비를 맡을 인물로 마이클 브로미치 전 법무부 감찰관을 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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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에너지 개발 등 장기 에너지 정책 카드를 제시한 것은 원유 유출 사고에 대한 논란이 이어질수록 정부의 초기 대응 실패 문제가 거론되면서 오바마 행정부에 유리할 것이 없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린에너지 정책은 의회에 계류돼 있는 기후변화 관련 법안 처리와 맞물려 있으며 대기업과 공화당은 이 법안에 반대하고 있다.
역대 미국 대통령의 오벌 오피스 연설은 국가적 안위나 이익에 직결된 중대 사안이 있을 때 이뤄졌다.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은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당시에 집무실에서 연설했고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은 1986년 우주왕복선 챌린저호 공중폭발 후에, 그리고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2001년 9·11테러 사건 직후 오벌 오피스에서 연설했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