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부인 마무드 알-마부가 이스라엘 정보기관이 배후로 추정되는 암살단에게 살해된 사건을 계기로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인터넷판이 세기의 스파이 사건 16건을 선정해 3일 발표했다.
첩보영화 '007시리즈'를 능가하는 현실 속 스파이 사건들은 냉전시대였던 1950년대와 60년대에 빈발했고 그 배후로는 미국과 러시아(구소련 포함), 이스라엘이 가장 자주 거론됐다.
일부 스파이 범죄는 작은 실수나 상대의 뛰어난 첩보활동, 예기치 않은 일 때문에 수포가 되기도 했다고 뉴스위크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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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브루클린의 신문배달부 소년이 신문대금으로 받은 동전을 우연히 떨어뜨린 순간 동전 내 장착된 마이크로필름이 드러났고, KGB가 동전과 필기구 등 각종 작은 생활용품들의 내부를 파낸 뒤 도청 장치 등을 심어 활용한 사실이 뒤늦게 파악됐다.
1963년에는 당시 존 프로푸모 영국 국방장관의 정부(情婦)가 소련군 장교 유진이바노프의 애인이었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영국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전쟁영웅으로 옥스퍼드대학에서 공부했고 영화배우와 결혼하면서 영국 상류사회에 입성했던 프로푸모 장관은 그 때문에 불명예 퇴진했다.
그런가 하면 1950~70년대 초반 미 CIA의 비밀공작 문서에 따르면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을 없애기 위한 CIA의 노력은 실로 집요했다. 카스트로 전 의장을 살해하기 위해 독이 묻은 시가, 균으로 오염된 수영복 등이 동원됐다. 19살의 나이에 카스트로의 정부였던 마리타 로렌츠라는 여성은 자신이 독살음모에 동원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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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스파이들은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 잔혹한 뒤처리까지 잊지 않았다. 콩고민주공화국의 초대 총리 파트리스 루뭄바(1925~1961)가 벨기에와 콩고 쿠데타 세력에 의해 살해된 다음날, 한 벨기에 경찰은 시신을 파내 난도질한 다음 염산에 녹여 없애 버렸다.
1965년 파리에서 납치된 이후 살해된 것으로 추정되는 모로코의 반정부 인사 메흐디 벤 바르카의 시신도 염산에 녹거나 시멘트에 암매장됐다는 전직 모로코 정부기관 요원들의 증언들이 잇따르고 있다.
가장 최근인 알-마부 사건의 암살자들은 위조여권과 가발 등으로 위장한 채 임무 수행에는 성공했지만 행적이 CCTV에 고스란히 남은데다 두바이 수사당국이 이미 용의자 1명의 DNA 및 다른 이들의 지문을 확보한 상태라고 뉴스위크는 보도했다.
이밖에도 2006년 러시아 KGB 요원 출신이 희귀 방사성 물질인 '폴로늄 210'에 중독돼 사망한 사건과 최근 수년사이 독일과 미국, 구글 등을 대상으로 한 중국 해커들의 공격 등이 선정됐다.
인터넷 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