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철수 불가피할듯美, 동맹국 선례될까 우려
뉴욕타임스는 이에 따라 아프간 주둔 네덜란드군의 연내 철수가 불가피해졌으며 유럽 국가들의 협조를 이끌어내 아프간 주둔군을 1만 명 증원하려는 미국의 계획에도 차질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국 정부는 연정 붕괴에 따른 네덜란드의 철군이 다른 동맹국들에 선례가 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얀 페터르 발케넨더 네덜란드 총리는 이날 새벽 16시간에 걸친 마라톤 각료회의를 끝낸 뒤 “신뢰가 없는 상황에서 (노동당과) 함께 일하기 어렵다. 연정이 앞으로 나아갈 방법이 없다”며 연정 붕괴를 선언했다. 노동당을 이끄는 바우터르 보스 부총리는 “CDA가 3년 전 연정 구성 당시 합의한 약속을 지키지 않아 연정에서 탈퇴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혀 연정 붕괴의 책임이 CDA 측에 있음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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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는 위험 지역인 아프간 남부 우르즈간에 2006년부터 전투 병력을 파병 중이며 현재 1950명이 주둔하고 있다. 이미 2007년에 파병기간을 2년 연장하기도 했으나 전사자가 21명으로 늘면서 반전 여론이 고조돼 왔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AP는 네덜란드 연정 붕괴는 네덜란드가 아프간과 이라크 전쟁에서 미국의 동맹국으로 역할을 하려는 현 노선에 대한 불만이 쌓여 표출된 결과라고 지적했다. 무리하게 파병 연장을 추진하다 연정 자체가 붕괴된 네덜란드 사례는 아프간 파병에 부정적인 여론이 많은 다른 유럽 국가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많은 전문가는 연정 붕괴에 따른 혼란으로 파병 연장을 재추진할 상황이 아니어서 네덜란드군은 올해 철군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네덜란드의 군사전략 전문가인 율리안 린들레이프런흐 씨는 “네덜란드군의 철군이 현실화할 경우 다른 유럽 국가들은 ‘네덜란드가 가면 우리도 아프간을 떠난다’라고 경쟁적으로 말하게 될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미국과 영국에 더 많은 부담이 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