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말할 만한데도 말하지 않으면 사람을 잃는 것이요, 더불어 말하지 않아야 하는데도 말하면 말을 잃는 것이니, 지혜로운 자는 사람을 잃지 않고 또한 말도 잃지 않는다.
可與言은 흉금을 터놓고 이야기할 상황이다. 而는 역접의 접속사다. 不與之言은 之자가 없는 텍스트도 있다.
본래 ‘논어’는 실천을 중시하라는 뜻에서 愼言(신언)을 강조했다. 주나라 종묘에는 입을 세 번 두른 緘口(함구)의 모습으로 金人(금인), 즉 청동 인물상을 세웠다. 그러나 군자라면 할 말은 해야 한다. 그렇기에 공자는 失人과 失言을 해서는 안 된다고 경계했다. 魏(위)나라 왕찬(王粲)은 ‘反金人贊(반금인찬)’을 지어, “한마디 말을 주는 것이 옥구슬보다 낫건만 말세에는 돈후하질 않아서 의리가 바뀌고 말았다”고 한탄했다.
광고 로드중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