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멸종된 줄 알았는데 이곳에 살고 있었네…

입력 | 2009-08-14 02:54:00


제주 한남리 숲 ‘생명보고’
내년 일부구간 한해 개방

생명을 잉태하고 치유와 명상을 안겨주는 숲. 세파에 찌든 영혼을 건강하게 회복시켜 준다. 숲이 단순한 산림으로 취급되다가 사람에게 주는 혜택이 무궁무진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숲과 사람이 공존하는 프로그램이 곳곳에서 생겨나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산림연구소에서 관리하는 제주시험림은 인공림, 천연림, 생태탐방을 모두 경험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 자연과 조화를 이룬 인공 조림

안개 사이로 간혹 햇빛이 비치는 12일 오후. 제주시험림의 일부인 서귀포시 남원읍 한남리 숲에서는 발걸음을 내딛을 때마다 ‘바삭바삭’ 소리가 들렸다. 길가로는 붉가시나무, 구실잣밤나무, 서어나무, 졸참나무, 때죽나무 등이 줄지어 섰다.

인공림인 삼나무 숲에는 목재 탐방로가 만들어졌다. 팔을 벌려 삼나무를 안아도 양손 끝이 닿지 않을 정도. 하늘을 찌르듯 뻗었다. 삼나무를 따라 하늘로 시선을 돌리다 높이 10m가량에서 구멍이 보였다. 제주도의 상징 새인 ‘큰오색딱다구리’ 보금자리였다. 삼나무 밑으로는 큰천남성, 알꽈리, 뱀톱 등의 식물이 지표면을 점령했다.

○ 다양한 동식물 서식

총면적이 1191ha(약 360만 평)인 한남리 숲에선 국내에서 멸종된 것으로 알려진 ‘삼각산골조개’가 발견됐다. 아름다운 몸 빛깔을 가진 팔색조의 최대 서식처로 최근 확인되면서 숲의 가치가 더욱 빛났다. 식물 295종을 비롯해 포유류 14종, 조류 80종, 양서 및 파충류 12종, 수서무척추동물 24종이 서식하는 등 자연생태계의 보고나 다름없다. 이 연구소는 오소리, 큰오색딱다구리, 제주도롱뇽, 삼각산골조개, 으름난초, 새우난초, 금새우난초 등 8종을 자체 보호종으로 지정해 장기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제주시험림은 한남리 숲 외에도 서귀포시 상효동 하천 1550ha 규모의 숲이 있다. 대부분 일반인 접근이 힘들어 현재 개방되지 않았다. 내년 편백나무 군락에 대해 정비사업이 이뤄져 일부 구간이 개방될 예정이다.

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트랜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