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지도자 스타일을 만들어 가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겸손 리더십’이 주목받고 있다. 사람들에게 가깝게 다가가는 친근한 스킨십이 강점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정직하고 진정성 있다” 반대자도 면담후 칭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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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오바마 대통령은 거의 매일 단체 면담을 하고 있다. 만남의 종류와 이슈는 다양하지만 공통점이 있다. 주로 그가 먼저 찾아가는 쪽이며, 먼저 손을 내밀고 고개를 숙이는 사람이라는 점이다. ‘당대의 연설가’ ‘최고의 커뮤니케이터’라 불리지만 이런 만남에서 대통령은 ‘듣는 사람’이기를 고집한다.
10일로 취임 3주를 맞는 오바마 대통령의 ‘진지하면서도 겸손한 리더십’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현재까지 그의 이미지는 진지함 그 자체로 색깔이 칠해지고 있다.
사실 최근 수십 년간 미국인들이 익숙해 있는 리더십은 빌 클린턴,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처럼 행동거지에서 인간적인 허점과 실수를 많이 드러내는 친근한 스타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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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함과 근엄함은 자칫 ‘권위적’이란 부정적 이미지로 흘러갈 수 있지만 그는 먼저 손을 내밀어 ‘겸손한 이미지’를 부각하고 있다. 취임 전부터 연일 의회를 찾아가 공화당 의원들에게 경기부양책 협조를 당부했고, 의원들에게 일일이 전화도 걸었다.
지난 주말 대통령을 만난 테러 희생자 유족들은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 결정에 매우 비판적인 사람들이었지만 1시간 면담 후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매우 정직했고 말에 진정성을 담고 있었다. 지금의 인간적 면모를 잃지 않는다면 최고의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테러로 아들을 잃은 존 클로드펠터 씨)
행사석상에서 자신은 2선에 물러서 있음으로써 모임 주인공을 더욱 빛나게 해주는 것도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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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관리는 “상황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누가 대통령인지, 누가 장관인지 구분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주 보건장관 내정자 사퇴 직후 5개 언론사 연쇄 인터뷰에서 “내가 다 망쳐버렸다. 전적으로 내 책임이다”라며 인터뷰마다 사과를 반복한 것도 백악관 근세사에서 쉽게 찾아보기 힘든 장면이었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