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 5개국 특허청장에 바란다
글로벌화의 가속화로 한 국가의 문제가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면서 21세기 세계 경제는 상호 작용과 반작용을 반복하는 하나의 신경조직이 됐다. 세계가 하나의 공동체로 변화함에 따라 지구촌의 공동 목표는 더욱 확고하게 인식되는 것으로 보인다. 인류가 공조와 협력을 통해 세계 경제를 번영시키고 평화를 증진시키는 일이 모든 국가의 공동 목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세계 금융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각국의 중앙은행이 동시에 금리를 인하하고, 수뇌들이 수시로 회동하고 있다. 국가별로 구체적인 대응조치를 마련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지만 세계의 경제 시장이 하나로 묶여 있으므로 금융위기 문제의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국제 공조와 협력이 필수일 수밖에 없다.
시대의 흐름, 사회의 변화에 따라 세계 경제의 번영에 기여하는 방법은 계속 변하고 있다. 농업 사회 때는 농업 분야 협력을 강화하면서, 산업 사회에서는 산업 분야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인류의 번영에 기여했다.
오늘날 지식기반 사회에서는 지식과 정보화 분야에서 서로 간의 협력을 통해 세계 경제 발전에 기여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경제 발전의 핵심 가치인 특허 관련 이슈를 국가 간 공조와 협력을 통해 해결하고 발전시켜 인류의 번영을 증진하는 데 기여해야 한다.
이처럼 특허 관련 정책 분야의 공조와 협력이 요구되는 시점에, 27일과 28일 제주도에서는 세계 특허 출원의 4분의 3 이상을 차지하는 5개국 특허청장이 한자리에 모여 특허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회의에 참가한 5개국은 특허 출원 급증에 따른 심사 적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동 대응한다는 방안을 마련했다. 이를 토대로 실제 협력관계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지면 5개국 특허청의 심사환경이 비슷해지면서 특허 획득에 소요되는 출원인의 시간적, 비용적 손실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까지는 나라마다 특허 관련 제도와 절차가 조금씩 달라 출원인이 실제 특허를 취득하기까지 많은 불편을 겪었다.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참가국들은 “지식기반 경제 시대에 선진 5개국 간 특허 분야의 공조와 협력을 통하여 인류의 번영 및 발전에 기여한다”는 요지의 합의문을 채택했다. 또 상호 업무협력을 통한 효율적인 심사 및 심판 수행이라는 비전을 제시하면서 세계의 지식재산권 제도 발전을 선도하기로 했다. 5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기술발전 속도 및 지식재산 생산을 가속하는 촉진제 역할을 할 것이다.
5개국 특허청은 심사관 교육의 중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번에 구체적으로 논의하지 않았지만 특허 선진국은 지식재산권 관련 교육에 관심을 갖고 교육 시스템을 공동 개발하는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 지식재산권에 대한 교육은 지식재산권에 대한 전 세계의 인식 및 전문성 제고에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세계가 하나의 자유시장이 되면서 모든 국가가 지식재산권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하고 있어야만 연구개발 결과가 권리화되고 보호되어 기술 발전이 가능하다. 5개국 특허청은 앞으로 교육 콘텐츠를 공동 개발해서 세계 각국이 온라인교육을 통해 활용하고 특허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도록 적극 나서야 한다.
이상희 대한변리사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