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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테러 6주년을 앞두고 테러조직 알 카에다의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이 미국에 25분짜리 비디오 메시지를 보냈다. 2004년 10월 이후 거의 3년 만이다.
새 비디오는 종전의 것과 달리 노골적인 테러공격 위협은 담지 않고 있다. 그 대신 빈 라덴은 서구 민주주의 정치체제에 대한 비판, 미국 민주당의 이라크전쟁 종식 능력 한계, 지구온난화와 미국의 책임, 심지어는 부동산 모기지 사태 등 잡다한 주제를 언급했다.
자신과 알 카에다가 건재하다고 과시하는 게 주된 목적으로 보인다는 게 미국 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워싱턴포스트 등 주요 언론들도 9·11테러 이전 수준으로 복구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알 카에다의 조직 현황을 분석하는 특집기사를 내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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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CBS방송은 7일 정보당국 소식통들을 인용해 파키스탄 북부의 치트랄 산악지역을 빈 라덴이 은신하고 있는 근거지로 지목했다. 이곳은 험준한 산악지역인 데다 현지 부족들에 의해 지배돼 파키스탄 군대의 영향력도 미치지 않는 곳이다. 본부에서 주요 결정을 내려 빈 라덴에게 보고하는 기구는 ‘슈라’라고 불리는 지도위원회다. 슈라 밑에는 자금, 병참 등 여러 세포조직이 있다. 본부에 근무하는 200여 명 가운데 상당수는 정기적으로 급료를 받는다.
대부분의 지도부 간부는 파키스탄에 있지만 이라크 터키 이란 북아프리카 등에서도 활동한다. 간부들은 수년 전부터 전기 통신장비를 일절 쓰지 않고 전령(傳令)을 통해서만 연락한다.
▽조직 재생 및 선전 능력=테러와의 전쟁이 시작된 이래 체포되거나 사살된 기존 간부들의 자리는 빈 라덴의 측근 인사들이 대폭 승진되면서 채웠다.
마이클 헤이든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의회에서 “알 카에다 내부에는 구소련 점령 시절 아프간전쟁 때부터 현장에서 잔뼈가 굵어 온 조직원들이 줄줄이 간부 승진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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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