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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면서 놀고 놀면서 일하고 아이디어 토론 땐 계급장 떼고

입력 | 2007-09-04 03:05:00


사람들은 그곳을 ‘꿈의 공장’이라고 말한다.

애니메이션 ‘인어공주’, ‘라이온 킹’ 등을 탄생시킨 디즈니의 심장, 미국 로스앤젤레스 인근 버뱅크에 위치한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가 바로 그곳. 최근 방문한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모습은 자유분방함 그 자체였다. 오후 11시, 한쪽에서는 직원들이 바비큐 파티를 하고 있었고 테니스, 탁구 등 각종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도 많았다.

스튜디오 내 올드 애니메이션 빌딩에는 ‘토이스토리’, ‘몬스터주식회사’, ‘인크레더블’ 등 3D 애니메이션으로 주가를 올린 픽사 스튜디오의 애니메이터, 감독들이 있었다. 디즈니가 지난해 1월 픽사를 인수했기 때문. ‘상상이 곧 현실’인 디즈니-픽사 애니메이터, 감독들이 ‘디즈니 창의력의 비결’을 공개했다.

애니메이션 ‘라따뚜이’의 애니메이터 지니 산토스 씨는 ‘일하면서 놀고 놀면서 일하는’ 스타일. ‘니모를 찾아서’의 ‘도리’, ‘인크레더블’의 헬렌과 바이올렛 등 인기 캐릭터를 디자인한 그는 “오전 9시 출근하자마자 창의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지 않고 하루 종일 놀다가 오후 5시 반에 아이디어를 내도 이해해 주는 회사 특유의 분위기”를 강조했다.

‘인크레더블’의 스토리 감독인 마크 앤드루스 씨는 ‘싸움’을 강조했다. 창의력을 높이기 위해 디즈니 사람들은 동료와 말다툼을 자주 한다. “동료들은 때론 서로 증오합니다.(웃음) 상사에게도 아무 때나 쳐들어가 아이디어를 닥치는 대로 이야기합니다.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최대한 많이 부닥쳐야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고 뛰어난 작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단편 애니메이션 ‘원 맨 밴드’의 감독 앤드루 지메네스 씨는 “최고경영자(CEO)와 우연히 마주칠 때 좋은 생각이 떠오르면 바로 그를 붙잡고 이야기한다”며 “당신 스스로 원하는 것을 과감히 밝히라”고 말했다. 디즈니 스튜디오는 단편애니메이션 제작 팀을 별도로 운영해 신인감독을 발굴한다. 극장에서 디즈니 장편이 시작되기 전에 상영되는 단편 애니메이션 ‘원 맨 밴드’, ‘리프티드’, ‘새가 되어버린 새’ 등은 그들의 작품. 그들에게 주어지는 첫 번째 임무도 “뭐든 맘대로 만들어 봐라”이다.

하지만 디즈니 애니메이터들은 맘대로 만들기 전에 충분히 훈련하고 공부한다. 최근 DVD로 출시된 ‘로빈슨 가족’의 애니메이터 딕 존대그 씨는 “디즈니의 애니메이터들은 캐릭터 동작을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 미술뿐 아니라 연기, 팬터마임, 심지어 해부학까지 공부한다”고 말했다.

‘로빈슨 가족’의 감독 스티브 앤더슨 씨는 “창의력이란 겁을 없애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포가 있으면 무엇이든 잘 안돼요.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사람들은 아이디어를 내면서 ‘아이템이 나쁘다고 욕먹지 않을까’라는 두려움 없이 말합니다. 디즈니는 실패를 통해 성장을 합니다.”

버뱅크=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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