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방문중인 정동영(鄭東泳) 열린우리당 전 의장이 5일 "남북 평화정상회담을 열기에 요즘이 가장 적합한 시기"라는 의견을 밝혔다.
정 전 의장은 이날 베이징(北京) 주재 한국특파원과의 간담회에서 "내년 3~4월 이후엔 한국이 대선 국면에 들어가므로 남북정상회담을 여는 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이 같이 말했다.
정 전 의장은 "북핵 문제를 미국이나 중국에 미뤄두고 바라볼 수만은 없다"며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정상회담 수용을 촉구했다. 그는 "이번에 실기하면 핵을 가진 북한은 더욱 심한 곤경에 처하고 남북의 평화통일 가능성도 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통일부 장관 재임 때인 지난해 6월17일 노무현 대통령의 특사로 평양을 방문했을 때 북한과 같은 해 9월 남북정상회담을 열자고 합의했다"며 "준비과정에서 80%까지 의견이 근접했다가 천연(遷延)된 사실이 무척 아쉽다"고 말했다.
정 전 의장은 "미국이 이전과 달리 북핵 해결이라는 정책 순위를 위로 끌어올리고 직접 대화를 통해 외교적으로 풀려고 하고 있다"며 "북한이 이 기회를 놓치면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4일 베이징에 도착한 정 전 의장은 당일 왕자루이(王家瑞) 중국공산당 중앙 대외연락부장과 탕자쉬안(唐家璇) 국무위원(부총리 급)과 만난 데 이어 5일에는 다이빙궈(戴秉國) 중국 외교부 상무부부장과 중국 인민해방군 싱크탱크인 국제전략기금회 소속 전문가들을 만나 북핵문제 해결 및 6자회담 전망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베이징=하종대특파원 orion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