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어린이 돕기 캠페인 포스터에 등장한 영화배우 귀네스 팰트로. 사진 출처 뉴욕타임스
질병과 기근, 빈곤과 내전으로 신음하는 아프리카로 미국이 달려가고 있다.
미국 관광객들이 아프리카로 몰려가고 있고, 학생들은 그곳에서 공부나 자원봉사를 하겠다고 나서고 있으며, 아프리카를 돕는 자선단체에는 돈이 쏟아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17일 전했다. 왜 갑자기 아프리카에 열광하게 된 것일까. 에너지 자원이 많고 하는 돈벌이 차원이 아니다. 미국인에게 아프리카란 정치적으로든 도덕적으로든 ‘편’을 들지 않고 명쾌하게 문제를 들여다볼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라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수단 투자 철수 운동’을 이끄는 브랜다이스대 2학년 대니얼 밀렌슨 씨는 “기아, 대량학살, 질병과 같은 아프리카의 문제들은 이라크전쟁처럼 사람들을 분열시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올여름 에티오피아에서 수로 개설 작업에 참가한 고교생 제네비에브 파커 양은 “이란이나 다른 국가에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 까닭은 누가 좋고 누가 나쁜지 알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월리엄 이스털리(경제학) 뉴욕대 교수는 아프리카가 9·11테러 이후 미국인들의 허전한 가슴을 채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인들이 자신들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갑작스레 깨닫게 된 것이죠. 그 뒤로 우리는 자기 나라를 싫어하지 않으면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찾게 됐습니다.”
그 덕분에 자선단체들도 이전에 없었던 후의(厚意)를 경험하고 있다.
남아프리카인들을 돕는 ‘우분투 교육기금’의 뉴욕사무소장 폴 뉴웰 씨는 “지난 몇 년간에 비해 후원이 5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우나 오실리(경제학) 인디애나대 교수는 “1980년대 아프리카 문제는 한 국가의 기근 구제에만 초점을 뒀으나 지금은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 수단의 다르푸르 인종청소 등 여러 아프리카 국가의 다양한 이슈가 부각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의 ‘아프리카 열풍’에는 할리우드 스타들도 한몫을 담당한다.
영화배우 앤젤리나 졸리는 나미비아에서 딸을 출산했고 영화배우 귀네스 팰트로는 아프리카 어린이 돕기 캠페인에, 영화배우 루시 루는 에이즈 퇴치 운동에, 힙합 가수 제이 지는 깨끗한 물 공급 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