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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무장세력 맞불…하루새 어린이만 35명 참변

입력 | 2004-09-30 18:08:00


미군과 이라크 과도정부에 대한 저항세력의 테러공격이 갈수록 가열되고 있다.

과도정부가 내년 1월 총선을 앞두고 치안을 확보하기 위해 ‘10월 대공세’ 방침을 밝히자 저항세력들이 전국적으로 대항 테러에 나선 것.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사활을 건 양측의 유혈충돌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은 미군에 대한 저항세력의 공격이 8월 하루 40여건에서, 9월말에는 하루 80여건으로 급증했다고 보도했다.

▽미군과 과도정부의 대공세=이라크 과도정부 하젬 샬란 국방장관은 지난달 29일 로이터통신과의 회견에서 “우리가 하는 일을 잘 지켜보라. 우리는 10월 중 (저항세력이 장악한) 모든 도시들을 탈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대공세 방침이 발표된 직후 미군은 30일 새벽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 추종세력의 근거지로 추정되는 이라크 팔루자의 가옥에 공습을 가해 최소 4명의 이라크인이 숨졌다.

이라크 과도정부와 미군의 공격은 저항세력을 무력화해 정치 일정을 차질 없이 진행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현재 미군은 수니파 저항세력이 집결된 ‘수니 삼각지역’과 남부 강경 시아파 지역을 통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저항세력도 공세=샬란 장관의 발언 이후 바그다드 남부 알 아멜 지역에서 30일 세 차례의 폭탄테러가 일어나 최소 46명이 숨지고 208명이 부상하는 등 이라크 전역에서 저항세력의 공격으로 최소 55명이 숨지고 284명이 부상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알 아멜 지역에서는 이날 새 하수처리시설의 완공 기념식장 옆을 지나던 미군 차량을 겨냥해 자살 폭탄테러가 벌어졌다. 첫번째 폭탄테러가 있은 뒤 미군이 희생자들을 구하기 위해 현장에 투입되고 주민들이 몰려들자 두 번째와 세번째 폭발이 연쇄적으로 일어나 피해가 커졌다. 현지 병원 관계자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사상자들 대부분이 이라크 민간인들이었다”고 말했다.

이 통신은 “알 아멜의 저항세력 폭탄테러로 인한 사망자 46명 가운데 어린이는 35명이었다”며 “이는 지난해 3월 이라크전쟁 이후 한 곳에서 가장 많은 어린이 희생자가 발생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앞서 같은 날 바그다드 서부 아부 그라이브 지역의 미군 검문소 부근에서도 차량 폭탄이 터져 미군 1명과 이라크 경찰 2명이 숨졌다. 또 여성과 아이들을 포함해 60여명의 이라크 민간인이 부상을 입었다. 또 바그다드 인근 미군 병참기지 부근에서도 로켓공격으로 미군 2명이 숨졌다.

이라크 북부 탈라파르에서도 경찰서장을 노린 차량 폭탄공격으로 최소 4명이 숨지고 16명이 부상했다.

한편 아랍권 위성방송 알 자지라는 이날 이라크에서 새로 붙잡힌 인질 10명의 모습을 방영했다. ‘이슬람군’으로 밝힌 이라크 테러단체는 이라크인 6명을 포함해 레바논인 2명, 인도네시아 여성 2명을 납치했다. 하지만 납치 이유와 요구사항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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