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기업]삼성-LG전자 등 "이젠 半제품이다"

입력 | 2002-08-19 18:13:00

전자업계가 반제품 기술력을 강화하고 있다. LG전자의 절전 냉장고용 ‘리니어 컴프레서’. 사진제공 LG전자


전자업계가 반제품 기술을 강화하고 있다.

21세기에는 완제품을 단순 조립하는 회사보다 핵심 부품 기술력을 가진 회사가 살아남는다는 인식이 널리 퍼지면서 전자업체들은 반제품 기술력 확보에 열정을 쏟고 있다.

삼성전자의 대표적 반제품은 DVD 플레이어에 들어가는 광 픽업 장치. DVD 플레이어에는 파장이 서로 다른 DVD와 CD의 데이터 정보를 읽기 위해 2개의 레이저 다이오드(LD)가 필요하다. 삼성전자는 하나의 LD가 두 가지 파장을 읽을 수 있도록 했다.

김영한 삼성전자 수석연구원은 “부품 수가 줄어드니까 불량률이 떨어지고 가격 경쟁력이 생겼다”며 “이 기술력 덕분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의 주문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카메라를 생산하는 삼성테크윈의 요즘 화두는 일본 소니나 캐논처럼 부품 기술력도 갖자는 것이다. 한때 거대 제조업체였던 일본 미놀타가 어려워진 것도 완제품만 만들어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손영택 삼성테크윈 광디지털 생산팀장은 “대표적인 반제품은 휴대전화 카메라에 들어가는 렌즈뭉치(뷰팩)”라며 “2개월 전부터 양산하고 있는데 휴대전화 제조회사에 월 500억∼1000억원어치를 팔 전망”이라고 말했다. 프로젝터에 들어가는 광엔진 모듈도 7월부터 양산중이다.

이건희(李健熙) 삼성그룹 회장은 올 4월 열렸던 사장단회의에서 전자 계열사의 사업 구조조정을 추진하면서 각 계열사에 “세계 일류 기업이 되기 위해 핵심 부품 기술을 확보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LG전자도 최근 미소를 짓고 있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단계적으로 모든 TV수상기에 디지털 튜너를 달아 디지털 TV를 생산하도록 했기 때문. 디지털 튜너 원천기술은 LG전자의 미국 자회사인 제니스가 갖고 있다. 1년 동안의 로열티 수입만 1억달러로 전망하고 있다.

LG전자가 2000년 개발한 절전형 냉장고용 압축기(리니어 컴프레서)는 680ℓ 냉장고에 적용되면 월간 소비전력이 절반이나 줄어든다. LG는 이 부품 기술이 앞으로 냉장고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밖에 초박막트랜지스터액정표시장치(TFT-LCD)의 색상을 내게 하는 컬러필터를 삼성전자 LG필립스LCD 등이 개발해 수입대체 효과를 거두고 있다.

하임숙기자 artemes@donga.com

트랜드뉴스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