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공사는 요즘 ‘잘 나가는 공기업’으로 꼽힌다.
올 상반기에 총 4조3000억원어치의 땅을 팔아 3조8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반기 기준으로 가장 좋은 실적이다.
지난해 연간 토지 판매액과 매출액은 각각 5조원을 넘어섰고 108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1999년 말 8조3800억원이던 부채는 지난해 말 6조7200억원으로 2년 사이에 1조6600억원 줄었다. 토지공사의 회사채 등급은 국내 신용평가기관으로부터 최고 등급인 ‘AAA’로 평가받고 있다.
이런 성과에는 물론 부동산 경기 활황이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부임한 김진호(金辰浩·61·사진) 사장의 경영능력이 없었다면 그리 쉽지 않았다는 게 공사 안팎의 공통된 평가다.
4성 장군 출신인 김 사장은 부임 직후 ‘고객 중심 경영’을 강조하며 실천에 온 힘을 쏟았다. ‘공무원보다 더 고압적’이라는 공기업의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서였다.
환경 부문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토지공사는 올해 5월에 환경부가 주는 ‘2002년 환경경영대상’에서 공기업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그는 “앞으로 개성공단사업 등 남북경협을 비롯해 토지공사가 국가 경제에 이바지할 수 있는 분야가 많다”며 “이를 준비하는 데 소홀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일부에서 ‘정부의 무분별한 산업단지 조성이 미분양 사태를 가져온다’고 비판한 데 대해서는 할 말이 많은 듯했다. 그는 “경부고속도로도 건설 초기에는 과잉투자 논란이 있었다”며 “산업단지가 지금은 천덕꾸러기지만 앞으로 황금덩어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토지공사의 주요 업무 가운데 하나는 토지 비축 기능도 있다”며 “일부 지방산업단지를 싼 가격에 충분히 확보해둬야 장래 한국 경제발전의 동력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