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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의학]왜 레드와인 마시면 머리 아플까

입력 | 2002-07-21 17:15:00


‘레드 와인 두통’은 실제로 존재하는 것일까? 레드 와인만 마시면 머리가 깨질 듯 아프다고 말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최근 미국 뉴욕타임스는 하버드 의대에서 발행되는 ‘하버드 헬스레터’ 6월호를 인용해 “원인이 정확히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레드 와인 두통은 실제로 존재한다”며 이를 설명하는 몇가지 가설을 소개했다.

가장 널리 알려진 가설은 레드 와인 속에 담긴 아황산염이 두통을 유발한다는 것. 20년전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미국인 1% 정도가 아황산염 알레르기를 가지고 있으며 와인 라벨에 아황산염이 포함된 사실을 적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나 시카고 다이아몬드 두통클리닉의 프레드 프레이텍 부소장은 “아황산염은 단지 천식 환자에게만 두통을 일으키고 더 흔한 증상은 호흡 곤란”이라고 반박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레드 와인에 함유된 타닌 성분을 지목하고 있다. 타닌을 섭취하면 신경전달 물질의 일종인 세로토닌이 과다하게 분비돼 편두통 등을 일으킨다는 것.

이 가설에도 허점이 있다. 뉴욕대 식품영약학과 메리언 네슬 박사는 “타닌은 레드 와인뿐만 아니라 콩과 차, 초콜릿에도 많이 들어있는데 누구도 ‘콩 두통’ 등을 호소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가설의 대상은 화이트 와인보다 레드 와인에 20∼200% 정도 많이 함유돼 있는 히스타민 성분. 히스타민에 민감한 사람은 몸속에 특정 효소가 없고 알코올을 섭취했을 때 두통이 생긴다는 논리다.

그러나 지난해 국제 학술지인 ‘알레르기와 임상면역학’에 따르면 와인 알레르기를 가진 사람 1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히스타민의 양과 두통은 큰 관련이 없었다.

이 신문은 “레드 와인 두통은 와인을 마신 뒤 보통 15분 이내에 나타나는 것으로 숙취와는 다르다”며 “두통이 생기지 않더라도 2잔 이내로 마시는 것이 좋다”고 보도했다.

차지완기자 marud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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