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수도 리마 주재 일본 대사관이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대통령 때문에 봉변을 당했다.
대사관이 위치한 헤수스 마리아 구역 자치단체는 26일 일본 정부가 후지모리에게 일본 국적을 허용한 데 대한 정치적 항의표시로 인도와 접한 대사관 방호벽을 헐어 버렸다.
단체장인 프란시스카 이스키에르도는 수백명의 주민과 시위대가 지켜보는 가운데 망치로 벽을 내리치고는 "지자체 차원에서 기획한 일이지만 추방조치를 거부하는 일본의 잘못에 맞서 국가 위신을 세우는 행사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한 시위대원은 "오욕의 벽을 무너뜨리자"는 플래카드를 들고 항의했다.
페루 정부는 축출된 뒤 일본으로 도피한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인도를 요구하고 있지만 일본 정부는 후지모리에게 국적을 부여, 인도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일본 대사관의 방호벽은 지난 93년 차량테러에 대비하기 위해 세워졌으며, 관할지자체는 이 벽이 인도 통행을 방해한다는 이유로 지난 3년간 철거를 검토해 왔다.
[리마=AFP연합]